리즈 부르보, 다섯 가지 상처, Angle Books, 2017.

 

* 모든 글은 인용 , 복사 및 변형을 불허합니다. 

 

- 본 게시물은  네이버 MBTI&Health 심리 카페 <다섯 가지 상처>  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Angle Books 출판사' 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마음에 입은 상처는 다친 손가락과 같다. 당신은 제대로 치료도 하지 않고 반창고만 붙인 채 아무렇지 않은 척 한다. 상처를 들여다보기 싫어서다. 가면은 반창고다. 당신은 가면을 쓰면 상처받지 않은 듯 살아갈 수 있다고 믿지만 그러긴 힘들 것이다. 여전히 상처는 아프고, 당신 안에 고스란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 리즈 부르보, 다섯 가지 상처, Angle Books, 2017, 33.

 

 

상처를 치유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에게 상처가 있음을 깨닫고 받아들여야 한다. 받아들인다는 것은 똑바로 응시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상처를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며 상처받고 고통스러운 것은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 리즈 부르보, 다섯 가지 상처, Angle Books, 2017, 234.

 

 

 

 최근 프랑스에서 최고의 심리 치유서라 불리며 사랑받고 있는 심리학 서적 다섯 가지 상처. 심리학 전공자로서도, 그리고 전공 여부를 떠나 내면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20대로서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고, 마침내 좋은 기회가 닿아 책을 일독할 수 있었다. 저자는 사람들 저마다 생애 초기 동성이나 이성 부모와의 관계에서 입은 다섯 가지 상처가 존재하며, 상처의 유형에 따라 이에 대한 각각의 반응양식으로서 필요한 가면을 쓰고 행동한 다고 말한다. 상처에는 거부’, ‘버림받음’, ‘모욕’, ‘배신’, ‘부당함의 다섯 가지 상처가 있으며, 이는 각각 도피하는 사람의 가면, ‘의존하는 사람의 가면, ‘마조히스트의 가면, ‘지배하는 사람의 가면, ‘완고한 사람의 가면에 대응된다.

 

 

 

 

 각각의 상처에 따라 필요한 가면을 쓰고 반응양식을 보인다는 저자의 주장은 분명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개인의 반응양식 뿐 아니라 가면을 쓴 사람들이 보이는 신체적 특성, 식습관, 빈번하게 사용하는 언어 등을 포함하고 있어 혹 자신에게 나타나는 특징들이 없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거절에 민감하여, ‘거부의 상처에 해당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막상 반응양식을 살펴보니 꼭 거부에 해당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실제로 해당 비록 거부의 상처를 입고 의존하는 사람으로 반응하기도 하며, ‘버림받음의 상처를 입고 도피하는 사람으로 반응하기도 하는 등, 저자 또한 상처와 반응이 무조건 대응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온전한 나로서 기능하기 위해 자신의 상처와 반응양식을 점검한다는 이 책의 기본적인 취지는 대상관계에서 말하는 내적 작동 모델을 떠올리게 했다. 모든 개개인은 자기 표상과 대상 표상을 지니고 있는데, 생애 초기의 중요한 대상과의 관계가 생애 전반을 걸쳐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이다. 실제로 나도 갈등 상황- 특히 상대의 거절-에 부딪힐 대 유사한 관계 패턴이 나타나기 때문에 늘 이를 조절하려고 노력 중인데, 이 책을 통해 혹 내가 버림받음의 상처를 거부의 상처로 오인하는 것이 아닌지, 나의 상처를 자아가 오인해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책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특히 생애 초기부터 부모님(혹은 중요한 대상)과 맺어 온 관계를 진지하게 탐색해 나가야 할 필요로 느꼈다.

 그러나 다만 아쉬운 것은, 상처의 유형이 동성의 부모나 이성의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프로이트의 결정론을 따르고 있으며, 더욱이 그 어느 유형도 딱 들어맞지 않아 내가 지닌 상처와 반응양식에 대해 혼란이 가중되었다는 점이다. 때문에 자신의 진정한 상처와 가면을 되돌아보기 위해서는 상처와 가면(반응 유형)에 대한 지식적인 이해 뿐 아니라 타인의 피드백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개인상담, 집단상담 등이 중요한 방법으로 작용할 것이다. - 저자에게 개인 상담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부에 자리해 있는 상처와 가면을 일독만으로 모두 이해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조급히 생각하지는 않으려 한다. 자신의 상처를 진정으로 마주하는 것에는 오랜 이해와 수용의 과정이 필요하기에. 어쩌면 지금의 혼란도 오롯이 대면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지 않을까.

빠르게 한 번 읽고 흘려 둘 책이 아닌, 평생 곁에 두고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내면의 지도와 같이 여겨져 가치 있는 책이었다.

 

 

 사람의 내면에는 실로 다양한 믿음이 존재하는데 그것들이 한데 모여 자아를 이룬다. 그리고 이 자아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하게 방해를 한다. 몇 번이고 같은 경험을 되풀이하는 이유는 바로 이 자아를 떨쳐내기 위해서다.

 

- 리즈 부르보, 다섯 가지 상처, Angle Books, 2017, 26-27.

 

 우리는 모두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것만이 삶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영원히 자아의 지배를 받으면서 살아갈지 아니면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될지는 오롯이 당신에게 달렸다. 물론 엄청난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거듭된 삶 속에 쌓인 묵은 상처를 헤집어야 할 수도 있다. 또한 견디기 힘들 정도로 아플 것이다. 특정한 상황과 사람 때문에 받는 고통은 그것이 깊을수록 문제의 뿌리가 아주 먼 과거로부터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리즈 부르보, 다섯 가지 상처, Angle Books, 2017, 29.

 

 

 

 

 

진정한 사랑이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 리즈 부르보, 다섯 가지 상처, Angle Books, 2017, 258.

 

 

 

by papyros 2017. 12. 19. 17:04

변지영,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2017.

 

 

* 모든 글은 인용 , 복사 및 변형을 불허합니다. 

 

- 본 게시물은  더퀘스트 출판사 <내 마음을 읽는 시간>서평단 활동의 일환으로

'더퀘스트 출판사' 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려면 당신은 알아야만 한다.

그때 당신이 왜 그렇게 느꼈는지, 그리고

왜 더 이상은 그렇게 느낄 필요가 없는지를.

_미치 앨봄

 

- 변지영,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2017, 88.

 

 심리학 전공자로서 심리학에 관련한 다양한 전문서적(전공서), 교양서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읽는 편이다. 이 책은 심리학 교양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출판시장에 널려있는 흔한 심리학 교양서 - 언뜻 심리학 서적같이 보이지만 자기계발서나 에세이에 그치고 마는 -와는 달리, 저자는 심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이 타인과의 관계에,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 깊이있는 통찰을 할 수 있도록 전문적 언어와 검사도구를 활용해 조력한다. 나아가 현대 심리학에서 주목받는 한 분야인 마음챙김자기자비’, 그리고 조망수용을 실천적 사례로 제시하여 독자들이 관계와 감정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이를 능동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데에까지 나아가고 있다.

 사실 심리학을 전공했음에도 자기분화애착의 문제는 아직까지 내게 있어서 미해결과제임을 부정할 수 없다. 단적이 사례이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나가야 하며 개별적인 단독자로 , 온전한 성인으로서 성장해 나가야 하는 시기임이 마땅하지만 아직도 내 내면 속 어린아이는 부모님께 의존하고 싶어하는 마음 또한 분명히 지니고 있다. 즉 의존과 독립 사이에서 그 경계점을 아직 완벽히 구축하지 못했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자리한다.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뿐 아니라, 중요한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대부분 타인에게 거절 당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타인에 자신을 맞추려 노력하지만 한 번 내세운 강력한 자기주장이 관계에 악영향을 끼친 적 또한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기분화란 한마디로 자율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로 나에게 중요한 타인과 친밀감을 나눌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나를 희생하거나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자, 입장과 다른 사람의 입장은 다르며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이 내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잘 분리되었는지 여부를 뜻합니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지만, 직장이나 일반적인 대인관계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 변지영,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2017, 34.

 

 

 

 

 

 3-4장에 제시된 저자의 조력을 통해 이러한 심리적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지를 조금이나마 통찰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감정의 인식/구분과거가 아닌 현재에의 머무름’(지금-여기)의 중요성에 있었다. 이는 단지 감정정서’, ‘기분의 사소한 개념 차이를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인지하고(알고) 표현하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 나는 대인관계에서 당황스럽거나 곤혹스러운 순간에 마주하거나 취약한 상황에 그대로 마주하게 될 경우 제대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얼어붙게 되어 나의 감정도, 그리고 타인의 감정도 제대로 알고 조절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곤 하는데,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심호흡을 통해 자신을 안정시키고, 지금-여기에서 느끼고 있는 바로 그 순간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이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중요한 방법임을 재삼 깨달았다.

 또한 지나간 과거에 머무르며 계속 과거를 반추하고 곱씹는 일, 즉 지나간 자신의 행동이나 생각에 관해 지나치게 깊이 반추하는 것이 결코 현재의 정서를 인지하고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우울이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내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 청소년상담사 3급 자격연수 당시 집단상담 실습 중 게슈탈트 기법으로 자신이 지각한 것을 표현할 기회가 있었을 때, 내 발화 화법이 과거에 닿아있는 것을 알아차리기도 했다. - 때문에, 과거의 사건이나 자신의 낮은 자존감, 약점, 부족한 부분을 끊임없이 상기하기보다는 현재’, 지금-여기에서 벌어지는 자신의 감정에 주목하는 연습이 내 자신에게(나의 내면에) 가장 중요한 일임을 통찰할 수 있었다.

 

 

 자기에 관한 정보에 주의가 쏠려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우울하고 불행한 기분을 자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니 자신의 가치에 대해 판단하는 자존감에 연연하기보다는 오히려 담담해지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겠지요.

 

 

- 변지영,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2017, 214.

 

 

  내 감정을 안다는 것은 그 순간의 내 상태를 알아차린다는 것이면서 동시에 내 과거의 의미와 미래의 의도를 알아차린다는 것입니다.

 

 

 

- 변지영,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2017, 96.

 

 

  이를 위한 대표적 기법으로 마음챙김, 자기자비, 조망수용의 마음도구들이 나오는데 물론 세 방법을 적시적소에 조화로이 활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시된 세 도구 중 자기자비가 가장 마음에 와 닿았다. 아마도 그것이 현재의 내게 가장 핵심적 주제이기 때문이리라 여겨진다. 늘 자신을 부족하다 여기고, 내 부족함 때문에 누군가에게 거절될 것을/내쳐질 것을 두려워하는 내 자신을 판단/비판하지 않고, 가치판단을 내리지 않고 강점과 약점을 가진 평범한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 문득 과거 개인상담 때 예수님조차도 그분을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인간인 우리가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을 수 있겠느냐고 하신 상담자 선생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살면서 고통이 일어나지 않게 하거나 완전히 없애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자비는 모든 고통을 향해 친절과 공감, 평정심과 인내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게 합니다. 그렇게 해서 고통을 겪는 현실에 마음을 열어 치유되게끔 하는 역량입니다. 특히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자신을 먼저 탓하는 사람, 항상 더 노력해야 한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다가 지쳐버리는 사람, 습관적으로 자기비난을 하는 사람에게 자비가 꼭 필요합니다. 삶의 관점을 바꾸어 좀 더 건강한 방향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전환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 변지영,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2017, 230.

 

 

자기자비는 나를 판단하거나 비판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것 또한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보려고, 장점을 찾으려고 애쓰는 것도 아닙니다. 살아 있는 존재들 중 하나로 내가 이 광대한 우주에 잠시 머물러 있는데 내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고 못나 봐야 얼마나 못나겠습니까. 그런 담담한 마음으로 내가 좋든 싫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 변지영,내 마음을 읽는 시간, 더퀘스트, 2017, 240.

 

 서평이 다소 자기회상/회고 같이 흘러간 감이 다소 있지만, 이 책이 바로 그것을 의도한 게 아니었을까. 책을 통해서 나 자신의 애착유형, 자기분화의 정도, 대상관계에서의 내적작동모델을 다시 한 번 점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것을 연습해야하는지도 통찰할 수 있었다. 결국 내면의 문제에는 수많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함을 다시금 느꼈고, 치유와 변화의 과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해서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오랜 시간에 걸쳐 마음의 근육을 조절하는 힘을 길러나가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해 나갈 때 천천히 변화되어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by papyros 2017. 11. 12.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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