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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6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 2021. 2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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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물은 네이버 카페 '북카페 책과 콩나무' 서평 이벤트 활동의 일환으로, 저녁달고양이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북카페와 출판사, 그리고 저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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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끈 순간, 이것은 내 이야기이고 그래서 더욱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책을 만났다. 어쩌면 이 책을 만난 것은 운명인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로 서평을 시작하고자 한다.
해당 도서를 알게 된 것은, 서평단 모집 마감일은 지난 5월 13일이었다.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으로서 실업급여를 수령하기 위한 ‘구직활동’의 일환으로 지원한 학교의 전문상담 기간제교사 자리에 합격해서 면접을 보러간 바 있다.
집에서 아주 멀지는 않은 광주의 모 중학교였는데, 2개월 자리이고, 임용공부를 하기에도 방해는 되지않으리라 생각해 다소간 합격의 마음을 품고 면접자리에 임했다.
앞선 면접자분이 나오시기를 대기하던 중, 본교무실 선생님들의 안내로 마침 국어선생님 책상에 앉아 대기하게되었는데 바로 그 국어선생님의 교무실 책상에 놓인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오잉 제목부터 나잖아? 내얘기잖아?'는 생각이 스쳤고, 책 중독자라 이건 어떤 책일까 살펴보던 와중, 그 책이 저자사인본이라 더욱 그 책을 소장한 선생님이 부러워 면접을 마치고 나오며 해당 책의 정보를 검색하게 되었다.
심지어 ‘책과 콩나무’ 카페에서 해당 책을 모집하는 중이었으며 신청 마지막날이었기에 이책과의 만남을 개인적으로 필연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리고 아마 저자분 중 한분인 김보영선생님께서 내가 면접보고온 학교서 근무중이신듯 하다.
학창시절부터 오랫동안 책 중독자로서 다독해왔고 스무살 이후 서평단에 참여해 블로그에 올린 서평들이 이제는 적지 않은 양이라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서평단으로서 책을 무상제공받아 서평을 올리게 된 책들 중 가장 빨리 완독후(책을 반나절만에 일독했다.) 서평을 쓰게 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분들의 삶이 곧 내 삶이고, 책의 제목이 나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과목은 다르지만 나도 두 분 저자분들처럼 중학교 1학년, 열세살의 어린 나이부터 교직을 마음에 품고 자라왔다. 아마 ‘교사’라는 꿈은 어쩌면 모범생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품을 수 있는 가장 큰 목표일지도 모르겠다. 내향적이고, 수업시간에 가장 집중해 수업을 듣던 학생이었던 나는 또래친구들보다 선생님들께 인정받고 싶어했고 ‘성실한 학생’이라는 인정과 칭찬을 피드백을 곧 나를 이루는 가장 주요한 가치로 내면화해왔던 것 같다.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이 바로 ‘국어 교과’였기에, 국어 교사를 목표로 두고 삶을 살아왔다. 저자분들과 과목과 다를 뿐 오랜 세월 교직을 바라온 그것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책의 첫부분부터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범대에 바로 입학한 두분 저자분들과는 달리, 나는 사범대 입학에 실패했다. 교원자격을 취득하고 몇년이 지난 지금도 마음에 한으로 남는 부분인데, 고3때는 모 대학 국어국문학과수시전형에 합격했으나 너무나 하향지원한 학교라 결국 등록을 포기하고 재수를 했고, 재수시절 서울의 사범대 국어교육과 두곳에 수시전형 1차에 합격했으나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해 결국 최저등급이 없었던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시작부터 좌절감과 ‘교사가 되어야만 한다’는 조급함을 안고 나의 스무살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스무살의 나는 그렇게 영리하지 못했던 것 같다. 교직이수를 바란다면 쉬운 과목 위주로 수업을 듣고, 교직에 선발된 다음 학점이 조금 안나올지라도 듣고싶었던 과목들을 들으면 되는 일인데 마음만 급하고 영리하지 못했던 나는 어려운 과목을 욕심내어 먼저 들어 결과적으로 교직이수 면접에 올라갔으나 등수에 밀려 아쉽게 탈락하고 말았다. 3학년 때 준비한 사범대 편입에서는 예비 1번을 받고 최종적으로 불합격 결과를 받았다. 결국 대학원에 진학해 국어 교원자격증을 취득하는 데까지 대학입학 후 6년이 걸렸다. 그렇게 어렵게 취득한 교원자격증임에도 불구하고 임용의 벽은 더욱 높고 단단했다. 특히 주요교과의 경우 지원자에 비해 TO가 현저히 적은 편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만약 내가 다시 대학교 1, 2학년으로 돌아간다면 반드시 사범대학 울타리를 벗어나 보고 싶다. 선생님이 될 거라는 굳건한 의지가 있어도 말이다. 아이들도 이른 나이에 임용고시에 합격한 선생님보다는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온 선생님을 더 좋아하지 않을까?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26쪽.
결국 임용TO라는 현실적 문제를 고려해, 복수전공한 심리학으로 임용을 보고자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다시 대학원에 들어가 20대의 10년에서 이룬 가장 주요한 성취는 교원자격증을 두 개 취득한 것이다. 물론 그 안에 시간강사부터 시작해 기간제도 했고 경력도 쌓았으나 책을 읽으며 저자분들의 생각에 공감할 지점들이 참 많았다. 지금 다시 20대 초반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여행도 다니고 책도 더 양껏 읽으며 그 시기를 좀 더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나의 20대 초반에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먼 길을 돌아가고 있지만, 나중에 합격하여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봤을 때 그 긴 여정이 즐거운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91쪽.
저자분들은 졸업 이후 임용에 올인하는 시기를 충분히 가지신 것 같은데, 기실 나는 오히려 대학원을 졸업해 국어 교원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임용고시라는 너무 큰 산을 넘기 버겁기도 하고 무서워서 회피해오고 일과 공부를 병행해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20대 초반에 즐기지 못한 친구들과의 여행도 다녀보고, 뮤지컬도 보러 다녔다. 사실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 왜 몰입해 공부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도 드는데, 저자분들도 이런 나와 다르지 않았다. 일과의 병행, 올인, 취미생활 등 여러 주변환경에서 각자의 고민들이 조금씩 다른 형태로, 다른 결로 나타날 뿐이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지난 몇 년간, 긴 여름이 지나고 서늘한 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면 시험날의 기억이 떠올라 긴장이 되었다. 어렸을 때는 길거리에 캐럴이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겨울을 가장 좋아했는데, 임용고시 n수생이 되고 나서부터는 찬 바람이 불면 두려움이 먼저 느껴져서 겨울이 반갑지만은 않게 되었다.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38쪽.
사범대학에 다니면서 미래에 선생님이 될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늘 사람을 쉽게 평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 나는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 하고 있었다. 그렇게 반성하고 뉘우치며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선생님이 되어서도 색안경을 벗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부정적 고정관념은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늘 그런 문제에 깨어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아직 경험과 훈련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66쪽.
이런 취미활동 덕분에 길고 긴 임고생 생활을 버틸 수 있었다. 물론 취미활동을 하지 않고 공부만 했다면 더 빨리 좋은 결과를 봤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하루 20시간씩 공부만 할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그 취미 때문에 숨을 잘 쉬며 버틸 수 있었다. 오래 걸리고 있지만 할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나는 기다리는 걸 잘 하니까, 임용고시 합격도 기다리고 있다.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99쪽.
어쩌면 이런 고민과 경험의 시기가 삶에 한 번은 꼭 필요하지 않을까. 물론 또래들이 점점 정규직으로 취업에 성공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연차가 쌓여감에 따라 불안함이 밀려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나 또한 최대한 빨리 임용고시에 합격해 안정적으로 길을 걸어 나가야 할 지인데 하는 걱정과 조급함은 늘 존재한다. 특히 나에게는 저자 중 한 분인 김보영 선생님처럼 ‘안정성’을 쉽사리 포기하고 기간제교사로 평생을 살아갈 용기가 없기에, 임용시험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며 삶에 필수적인 관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하는 모든 선택들과 내가 향유하는 여러 관계들이 부디 임용시험의 독으로 여겨지기보다 앞으로의 교직생활에 있어 중요한 거름으로 자리잡기를 소망해 본다.
나는 아직 나에 대한 믿음이 충분하지 않고, 기간제 교사에 대한 못 미더운 편견에 맞설 용기가 없어. 그래서 계속 임용고시에 도전해보려고 해. 어쩌면 내가 생각한 것보다 정교사가 되는 날이 멀리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최대한 빠르게, 열심히 달려볼게. 정교사라는 날개가 나에게 붙여진다면, “역시 제가 자격 있던 것 맞죠?”라고 말하듯 훨훨 날아볼게.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75쪽.
서평의 말미에 이른 이제야 고백하자면, 임용시험에만 집중(올인)하고자 마음 먹고 공부를 하던 와중, 붙을 것이라 기대하지 않고 그저 실업급여 수령을 위해 지원한 학교 두 곳에 붙은 바 있다. 어차피 두 곳에 붙었으니 한 곳은 포기해야만 했고, 남은 한 학교가 집 근처인지라 매우 많은 고심을 했다. 남은 실업급여 2회를 포기하고, 그리고 안정적으로 공부만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병행이 가능할 것인가? 현재로선 이것이 복(福) 혹은 기회인지 독(毒)인지 명확하지 않지만, 고민 끝에 집에서 가까운 거리이기에 오히려 간절함을 안고 공부하며 일과 병행할 수 있다고 여겼다. 이왕 결정했으니, 국어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전문 상담 정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기회로 올해를 만들어야만 한다.
불안함이 없지 않지만, 나는 기간제일때나 혹은 임용 합격 후 정교사가 되어서나 학생들을 진심으로 대하며 내 삶을 통해 모범을 보이고 가르침의 내용을 통해 그들과 소통하고픈 한 사람일 뿐이다. 때문에 지금의 나를 믿고 지금의 불안을 조금은 내려놓아 보기로 했다.
특히, 책의 마지막 부분,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느껴도 괜찮다는 저자분들의 작은 메시지가 내게는 큰 위로로 다가왔고, 완독과 함께 무언가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선물받았다.
김보영 선생님, 그리고 박수정 선생님! 어느학교에서 동료로 만나든 함께 성장해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교단에서 뵙겠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교사의 역할은 북극성, 남십자자리와 일치한다. 교사는 북극성과 남십자자리처럼 학생들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안내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게 지식이든, 인성이든, 가치관이든, 그게 무엇이든 말이다.
그러니 옛날 옛적 망망대해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에게 북극성이 꼭 필요한 존재였던 것처럼 다양한 지식과 가치관이라는 바닷속에서 헤매고 있을 아이들에게 교사라는 별이 여전히 필요하다.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165-166쪽.
반드시 나를 존경한다고 말해줬던 반장을 비롯한 나를 진짜 선생님으로서 사랑해준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보다 더 따뜻하고 커다란 사랑으로 아이들을 아껴줄 수 있는 좋은 선생님이 될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 되는 조건에 기간제인지 정교사인지는 중요하지 않으니까.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204쪽.
“당신은 결국 선생님이 될 거예요. 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 뿐입니다. 그러니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느끼셔도 됩니다.”
- 김보영·박수정, 『나는 임고생이고 기간제교사입니다』, 저녁달고양이,2021, 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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