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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31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3
- 2020.10.28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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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으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분명히 교육은 행복해지려고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적어도 내가 학교 다니면서 본 친구들 중에 90% 이상은 학교 때문에 행복해 보이진 않았다. 학교가 끝나거나 방학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행복해보였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18쪽.
핀란드. 주지하듯이 한국 교육계에서는 늘 교육현장의 모범사례로 선망받는 교육현장이 바로 핀란드의 교육이다. 제목과 표지를 보고 이 책에서는 핀란드의 무엇을 말하고 있을지, 과연 핀란드 교육의 행복비결을 바로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지 궁금증을 안고 이 책을 펼쳤다. 경쟁식 교육으로 모두가 지쳐있는 한국사회에 대비되는 핀란드의 교육.
저자도 나와 동일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교환학생으로 핀란드에 갔다고 한다. 저자의 표현처럼, 학생이 행복하지 않은 교육이라면 과연 무슨 의미인 것인가. 나는 중학생 때부터 국어교사를 꿈꾸며 살아왔고 최근까지 국어 기간제교사로 일해왔지만(지금은 전문상담 임용을 준비하며 전문상담 기간제교사로 근무중이다.) 학교에서는 교사도 학생도 행복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교사(특히 주요교과교사의 경우 더욱)는 수업시수도 많은데 과도한 행정업무까지 떠안게 된다. 출제와 수행평가, 행정업무가 반복되다보면 지칠 수밖에 없다.
핀란드의 교육은 과연 어떻게 다를 것인가. 이미 방송 등 매체를 통해 접한 바는 있지만 실제로 교환학생을 하며 핀란드의 대학교육을 체감한 저자의 글에 기대감이 컸던 것은 바로 내가 교직에 나아가길 희망하는 한 청년으로서 한국 교육이 변화되기를 진실로 소망하는 한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바로 이 책을 선택한 이유였다.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성공하려고 무언가를 추가적으로 열심히 한다. 영어공부나 운동, 독서가 대표적이다. 그것을 하는 이유가 스펙을 위해서 혹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더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좋다. 더 노력해서 더 많이 벌고, 더 많은 자율권을 얻고,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치는 것. 좋다. 그러나 대부분은 사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부리는 것이다. 모두 그렇게 하니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20쪽.
모두가 깊은 사유를 통해 가치관과 세계를 위한 무언가를 해 나갈 시간보다는 그저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한국 사회와는 대조적으로, 핀란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공동의 가치관을 위하여 노력하는 개인을 위해 사회공동체가 함께 발을 맞추는 선택을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저자는 ‘채식’에 대한 일화를 언급하는데, 한 개인의 실천이 거대한 집단,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핀란드 사회의 건강한 신념과 선순환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한국 사회의 경우 채식을 하는 개인을 ‘소수자’로 취급하면서 심지어는 채식하는 개인에 대해 ‘보여주기식’이 아니냐는 비판어린 시선까지 따라붙는 경우를 왕왕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채식을 하는 이유는 굉장히 다양했지만, 주된 이유는 역시 지속가능성의 관점이었다. 한국의 미세먼지와 핀란드의 아름다운 자연의 대비를 통해, 자연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극적으로 체험하고 있을 때였고,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채식을 실천하고 있었다. 핀란드에서는 특히 개인이 집단을 이룬다는 사고방식이 강하다. 집단 속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개인 개인이 함께 모여 집단을 만든다. 그렇기에 한 개인의 행동, 윤리적, 도의적 책임의식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개인의 행동이 쌓여서, 그리고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한 사회가 변화한다고 생각한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49쪽.
또한 뒤이어 나오는 – 기후변화를 위해 학생이 시위를 하며 등교거부를 하는 -일화도 인상적이었다. 학생 개인의 정치, 사회적 신념을 인정하고 학생이 신념을 지키기 위한 행동을 존중하는 것인데, 학교교육에서 함께 사회 현안을 공론화하고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사회적 인식도 부족한 현실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한 사회의 시민으로서 어떻게 지속 가능한 개발이 가능할지 스스로 공론화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시급하다. 한국에서는 아직 금요일에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는 않았다. 올해부터 만 열여덟 살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투표권을 부여받게 된 만큼, 학생들을 ‘어린 존재’ ‘피교육자’로서만 대하기보다는 이제 그들이 ‘자율성’과 ‘주체성’을 지닌 존재이며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떤 책임이 있는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교육하는 방향으로 변화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 교육에서는 학생들을 ‘수동적 존재’로서 바라보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학생들이 금요일에 학교에 오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교사들은 이것을 관리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교사는 이 운동을 권장해야하며, 그 운동을 그저 결석의 구실로만 다룰 수는 없다. 교사는 학교에서 이 운동을 타협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이미 파업에 참여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권장하거나 파업을 소개하고 파업 동기를 설명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과 같은 어린 학생으로부터 시작된 운동은 학생으로서 영감을 쉽게 받을 것이다. 다른 학생들은 이미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행동하고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학생들은 실제 행동 단계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종류의 행동을 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교육자로서 학생이 학교와 실생활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해 할 수 있는 행동 단계를 소개해야 한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64-65쪽.
성 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교육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어른들의 고정관념이 발화되고 무의식적으로 표현되면서 어린아이들의 고정관념이 생기는 만큼 핀란드의 아동교육은 성 중립성을 지키고자 상당부분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 핵심이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타 성별에 대한 혐오발언이 지나칠 정도로 많은데, 그 기저에 성 중립성보다는 ‘성 역할 고정관념’을 확대시키는 어른들의 발화가 아이들의 내면에 뿌리깊게 내재화되고, 나아가 학교교육 내에서 경험한 개개인의 성 정체성으로 인한 경험이 이를 심화시켰다고 여겨진다.
성 중립성 학교에서 교사가 되려면 스웨덴 LBT권익 연맹(Shutts, Kenward, Falk, lvegran & Fawceet, 2017)이 제공하는 종합적인 교육(기간 6~8개월)을 사전에 받아야만 해당 학교에서 교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의 교육은 교사에게 학생을 성 역할에 구애되지 않고, 보다 포괄적이고 동등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방법론을 제공한다.(RFSL, 2019.)
교사들은 학생들과 대화할 때 성별에 구애받는 언어들을 피하고, 전통적으로 한 성별만을 대상으로 한 행동을 피한다. 또한, 어린아이들은 수많은 동화와 노래 등을 통해 전통적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학습한다. 대표적으로 미녀와 야수는 납치당한 여주인공이 납치한 괴수에게 사랑에 빠지는 스톡흘름 증후군의 이야기고,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에 들어 있는 공주님을 멋진 왕자님이 구해주는 이야기다. 남성에게는 능동성이, 여성에게는 수동성이 관념적으로 내재되어있다. 바로 이러한 문제에 문제의식을 느껴 더 다양한 정체성과 가족관계를 표현하기 위해 이야기, 노래 및 기타 교육 자료를 수정하도록 훈련받는다(Shutts 등, 2017). 작품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지나치게 많은 문학작품들이 백마 탄 왕자님이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공주님을 구하는 일변도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성의 부재가 문제인 것이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89-90쪽.
마지막으로 이 책 전체를 통틀어 가장 마음에 남았던 부분은 바로 제 5장, 「경쟁이 없는 학교」에서 언급하는 핀란드 사회의 교육에 대한 가치관이었다. 한국 교육은 ‘고정형 사고방식’으로 인해 한 개인이 정체성을 ‘성공’, ‘성취’, ‘성적’을 기준으로 형성하기 쉬운데 한국 교육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지닐 필요가 있다.
독자로서의 나 또한 사실 평가에 예민한 학생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나는 저자처럼 모든 분야에 성적이 우수하지는 않았지만, 학창시절 학습태도가 바람직해 ‘모범생’으로 불렸고 그 정체성을 깨기 싫었던 것이 사실이다. 대학, 대학원에 진학해서까지 그 정체성을 유지하느라 한 번도 대학 수업시간 중 대출을 하거나 수업을 빼고 여행 가는 과감한 행위를 해 본적이 없는데 30을 코앞에 둔 지금에 와서는 그런 경험을 한 친구들이 더욱 부러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대학원에서까지 ‘좋은 학점’을 유지하는 데 스트레스를 받는 , 그런 학생이었다. 교사를 꿈꾸게 된 이유도, 물론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 정체성을 근간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내가 만나게 될 미래 세대의 아이들은 나처럼 타인의 시선이나 인정, 평가에 예민한 사람으로 자라게끔 하고 싶지 않다. 그보다는 순간순간 경험하는 자신의 선택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는 ‘성장형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한다. 학점보다는 과감히 여행을 떠나는 용기를 낼 수 있는 아이들로 키워내고 싶다. 어쩌면 학교교육의 ‘과정중심평가’ 도입이 그 시작이리라 여기지만, 아직도 많은 변화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평생 1등만 할 수 있는 학생들은 극소수다. 언젠가는 그 정체성이 깨지게 되어 있다. 역설적으로 공부를 잘해 그 정체성을 오래 유지하는 학생일수록 그 정체성이 깨질 때 타격이 크다. 그래서 오히려 전교 1등, 명문대학교 학생들이 갑자기 정체성을 잃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결과보다는 그들의 노력, 과정에 칭찬을 해주는 정체성을 부여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꾸준한”, “언제나 성장하는” 등의 정체성을 주어야 한다. 이 정체성은 상황이 바뀌어도 내가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어렵겠지만 평가 역시 위를 바탕으로 할 방법을 고안해 보아야 한다.
캐롤 드웩교수의 정의를 빌리자면 고정형 사고방식(Fixed mindset)보다는 성장형 사고방식(Growth mindset)을 학생들에게 부여해야 한다. 고정형 사고방식을 가진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를 자신에게 닥칠 시련이나 방해요소로만 보아 기피하는 반면,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진 학생들은 같은 상황을 넘어서야 할 도전으로 받아들인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128-129쪽.
전체적으로 이 책은, ‘전문상담교사’로서 한 평생을 살아가고자 하는 내게 교사로서의 지침서 같은 책이었다고 여긴다. 미처 서평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했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등장하는 ‘인종차별’과 ‘혐오발언’에 대한 부분까지 인상적이었다. 자신이 다수자, 강자에 속했을 때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는 최소한의 노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혐오 발언’이 급증하고 있는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소양은 ‘공감능력’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바로 공감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간접경험인데, 하단부 저자의 표현이 내 마음과 너무나도 같아 인용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이다.
교사로서, 특히 전문상담교사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소양은 ‘공감능력’, ‘(다양한 상담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상담자로서의 학문적 역량’, ‘성 중립성’ 등 외에도 ‘풍부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이루는 가장 큰 두 축이 책과 영화인 만큼 지금껏 내가 너무나도 좋아해 즐겁게 읽어오고 보아온 영화들이 전문상담교사로서의 내 역량에도 영향을 미치리라 여긴다. 내담학생들에게 이것이 전달된다면 내담학생들은 또 누군가에게 이를 전해줄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어떤 곳에서도 주류이기 때문에 차별을 한 번도 당해보지 못한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마음 깊은 속에서 차별은 나쁘다고 느껴지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인류가 위대한 발견을 한다. 그것이 바로 글과 스토리의 위대함이다. 소설이고, 영화고 예술이다. 자신과 전혀 다른 상황 속에 대입하고, 공감하는 능력. 그것이 인간이 가진 위대함이다. 그래서 인류는 예술을 향유하고, 만든다. 내 글을 읽고 분노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아시아인은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분노하기 쉽다. 그렇다면 적어도 자신이 주류가 되었을 때, 상대적 강자가 되었을 때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을 멀리해주길 바란다. 자신이 소수일 때 경험했던 차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그 어떤 마음을 속에 새겨서 다른 사람이 그 경험을 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151쪽.
이 책의 저자는 한국 사회 내에서는 학문적으로도(소위말하는 명문대학생) 성별로도 다수자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책의 도입부 ‘군대’에 지원했다는 표현이 나오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다보면, 특히 후반부인 인종차별 부분에서는 어? 이 작가님이 여성이셨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 사회에서 다수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타자를 위한 배려를 통해 그 깊은 사유가 엿보였다.
핀란드에서의 14개월을 통해 느낀 점을 책으로 내어주신 저자분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
마지막으로 , 저자분이 핀란드 대학 교육학 시간에 경험한 내용을 상기하며 서평을 갈무리하고 싶다. 나의 대학 시절에도, 저자와 같은 교수님이 있었다. 마찬가지로 교육학을 가르치는 교수님이셨는데, 늘 학생과 수평적이며 신뢰로운 관계를 맺고 표면에 보이는 부분보다는 ‘이면’을 보시며 따듯한 시선을 견지하셨던 교수님의 교육철학이 내 교육철학을 형성하는 데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내가 Martin Buber(마르틴 부버)의 ‘만남의 철학’에 가장 크게 공감하는 이유도 그 영향이 크다.
이 책에서도 그와 유사한 부분이 나오는데, 앞으로 평생 교사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나는, 아래 문장을 평생 담으며 살아가고 싶다. 부디 내가 30년 후에 꼰대 교사가 되지 않고 모쪼록 상담시간 중 점심을 먹는 내담자의 이면에 있는 욕구를 진정성있게 공감하는 ‘따뜻한 상담자(전문상담교사)’로서 자리하기를. 30년 후에 이 글을 다시 볼때도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핀란드에는 학교 내에 엄격한 계급제도가 없다. 학생이 선생님의 이름을 부르고 서로 수평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교사는 가르치는 방법이나 내용을 선택하는 데 더 많은 자유가 있다. 학생들은 학교를 자유롭게 느낀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121쪽.
수업이 정말 자유로워서 수업 중에 음료를 마시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아예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충분한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식사를 할 때 교사의 시선은 “수업이 바빠 식사를 할 시간이 없었구나.”의 따듯함을 유지하고 있다.
-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116쪽.
[독립북클러버 16기- 청춘의책탑] 10회차(16기 1회차)-「페인트」 후기 (0) | 2021.0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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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북클러버 16기- 청춘의책탑] 10회차(16기 1회차)-「페인트」리뷰 (0) | 2020.12.31 |
[교보 Sam 7.8 Plus Pen : 펜있샘] 체험단 후기 제 3편 (0) | 2020.10.29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0) | 2020.10.28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0) | 2020.10.26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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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으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아시아의 마지막 보석이라 불리는 미얀마의 작은 도시 인레에는 두 명의 피셔맨이 있다. 머니 피셔맨과 노 머니 피셔맨. 그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한다. 내가 감히 어떻게 그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노력과 노동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여행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삶을 잠시나마 엿보는 일. 그 순간을 우리는 여행이라 부른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169쪽.
조아연 작가의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이 책은 이번 독립출판 서포터즈 7기 활동을 위해 선택한 도서들 중 그 어떤도서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여행에세이였다. 기실 코로나로 인해 여행도 마음 편히 가지 못하는 시대에, 대리만족의 욕구때문일까, 여행에세이로나마 간접적으로 여행을 하고싶은 욕구가 큰 요즈음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예상외로 마음에 와 박는 귀한 문장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20대의 끝을 불과 1개월 여 남겨두고 있는 지금, 작가님과 달리 나는 20대를 학업으로만 보냈다. 대학-대학원-대학원. (두 번의 대학원이 석사-박사가 아닌 석사-석사라는 다소 슬픈 이야기는 차치하자.)
그렇기에 젊은 시절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소회를 옮기고 멋진 사진들을 찍고 사람들을 만난 작가님의 여행이 참으로 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여행 자체보다는 여행을 통해 느낀 작가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 사유의 흔적들이 더욱 부러웠다.
꼭 작가님처럼 많은 여행을 갈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단 한 번의 여행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는 주체인 ‘여행하는 나’의 사유.
유년기의 나와 어른이 된 나는 그 본질적으로는 같은 사람이지만 ‘경험세계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바라보면 질적으로 다른 사람이다. 그 양질의 경험을 채워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여행’이 아닐까. 나 자신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그리고 타인의 오롯한 삶을 바라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조금 더 분명히 하기 위해.
그런 면에서 <팔찌 파는 10살>에 등장한 소년의 일화는 지금 이 순간 어른으로 살아가는 나를 반성하게 했다. 나는 그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야 할까.
만 28년 9개월 7일을 살아왔음에도 아직 나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아직도 누군가와의 관계에 슬퍼하고 그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이지만, 부족한 부분을 포함한 그 모든 내 모습들을 안고 나의 길을 떠날 때 뜻밖의 변화를 만나는 것처럼, 여행도 그렇지 않은가싶다.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고 했다.
나도 언젠가 떠나게 될 또 한 번의 여행에서 2020년, 스물아홉의 나와는 다른 또다른 나의 모습을 새로이 발견하기를....... 그리고 나의 여행에서 만나게 될 또 다른 열 살 소년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기를, 상처를 넘어서 누군가의 상처를 포근하게 감싸는 존재로 여행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4다르함(500원)을 내면 마실 수 있는 순도 100% 오렌지주스, 혹여 소매치기를 만날까 복잡하고 긴장되는 골목길, 12시간이 넘는 버스를 타야 하는 일, 호스텔에서 무료로 주는 싸구려 비누로 세수하기와 같은 것들이 일상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아마도 이런 일상이 일상적이지 않은 순간이 될 때까지 난 여행을 할 것이다. 길고 긴 여행이 끝나면 이 복잡하고 어려운 메디나 골목조차 그리워질까. 그때가 되면 내 안경에 남겨진 검은색 나사를 바라보며 문득문득 이 순간을 떠올리게 될까.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23쪽.
초등학교 앞에서 팔던 불량식품, 컵 떡볶이, 선생님 몰래 흰 우유에 몰래 타 먹던 초콜릿 가루 이런 것들이 이제는 기쁨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이제 마카롱 하나로는 행복할 수 없었다. 어른이 된 나는 그때처럼 따뜻하고 작지만 사랑스러운 것들에 쉽게 감동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계절이 바뀌는 동안 입맛이 변했고 취향이 변했고 좋아하는 것들이 변했기에 그때 느꼈던 감동은 당연히 존재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야속하게도 시간은 조금씩 착실하게 날 변하게 했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29쪽.
우리의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거운 순간을 살아 내는 것이라고. 그렇기에 마음의 상처 또한 내가 가지고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문다. 비록 흉터가 남을지라도 그 자리에는 딱지가 올라오고 새살이 돋는다. 마치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봄이 오는 것처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추운 계절은 끝이 난다.
시간이 지나 엄지발가락이 수영해도 괜찮을 만큼 나았다. 오랜만에 들어가는 수영장은 여전히 차갑고 시원했다. 발가락의 흉터는 없어지지 않겠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다. 흉터가 남는다고 내가 행복하지 못할 단 하나의 이유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앞으로도 엉망으로 상처 입는다고 해도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매년 상처와 흉터는 늘어나겠지만, 그것조차 끌어안고 나는 행복해질 것이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57쪽.
열 살 무렵 나는 매일 용돈으로 500원을 받아 슬러시를 사 먹고 남는 돈으로 만화책을 빌려보거나 스티커를 사곤 했다. 엄마가 가직 싶은 비싼 바비 인형을 사주지 않아서 슬픈 것 빼고는 어디서나 볼 법한 평범한 초등학생이었다. 옛 잉카 왕국의 수도 쿠스코에 사는 초등학생이라고 나와 다를까 싶었다. 달콤한 군것질거리와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다면 행복할 나이. 열 살은 그런 나이라고 생각했다.
(중략)
열 살이라고 씩씩하게 말하는 소년은 말을 이어나갔지만, 스페인어를 못 하는 나는 그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걱정스러울 정도로 얇은 옷을 입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 씩씩하게 물건을 팔고 있었던 그 아이의 꿈은 뭐였을까. 좋아하는 운동은 뭐고 좋아하는 음식은 뭐였을까. 미처 건네지 못한 질문들이 마음에 울렁거려 코끝이 시큰거렸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145-147쪽.
안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핀란드』, 하모니북, 2020. (3) | 2020.1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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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Sam 7.8 Plus Pen : 펜있샘] 체험단 후기 제 3편 (0) | 2020.10.29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0) | 2020.10.26 |
[교보 Sam 7.8 Plus Pen : 펜있샘] 체험단 후기 제 2편 (0) | 2020.10.24 |
[교보 Sam 7.8 Plus Pen : 펜있샘] 체험단 제 1편 (0) | 2020.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