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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북클러버 4기 - 청춘의 책탑] 6회차(4기 3회) 모임 후기
루이자 메이 올콧, 『작은 아씨들』, 윌북, 2019.
2020.02.19 水
'청춘의 책탑’ 독서모임 4회차 리뷰(4기 3회차)
with yes24 독립 북클러버
안녕하세요. 독립 북클러버 1기에 이어 4기에 참여중인 독서모임 <청춘의 책탑>입니다. 이번 4기 3회차 모임은 2월 19일에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에서는 예정되어 있던 도서 <메이블 이야기>를 잠시 미루고.... 최근 개봉한 <작은아씨들> 영화를 본 뒤 , 루이자 메이 올콧의 명저인 고전소설 <작은아씨들, Little Women>원작을 읽게 되었습니다. 영화관람 후 원작을 읽으니 작품 내용과 더불어 소설의 영화화에 대해서 독서모임을 진행하였습니다. (yes 북클럽에도 등재되어 있는 윌북출판사의 작품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특별히 이번 모임은 삼성역 인근 카페 <도라도>에서 진행되었는데요, 독서 모임 후 모임원 셋이 함께 올해로 10주년이 된 공연을 함께 보기로 하여 공연장 백암아트홀 인근 카페에서 모임을 진행하였답니다. 독서모임을 통해 함께 읽게 된 원작소설 <작은아씨들>과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사이에서도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하여 소설과 뮤지컬 사이 서사적 공통성을 발견하기도 한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모임 후기로 넘어가겠습니다!
1. 『작은아씨들』을 읽고 싶었던 이유와 책의 첫인상을 나누어 주세요.
- 유년시절부터 줄곧 동화책과 만화책으로 반복해서 읽어 온 작품인데다 영화로 개봉하는 만큼 고전작품에 대한 향수를 지니고 있었어요. 네 자매 각각의 개성있는 모습과 자매들 간의 사랑, 가족 간의 따뜻함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는데 특별히 영화에서 어린 시절 읽은 작품에 포함되어있지 않았던 - 베스의 죽음과 결말부 에이미의와 로리의 사랑이 등장하는 만큼 원작 소설을 읽고 싶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출판사를 막론하고 새로 출간 및 번역된 <작은아씨들> 책의 표지가 너무 아름다웠답니다.
- 전부터 걸클래식 세트로 출간된 윌북 출판사의 고전 명저들이 너무도 궁금했는데, 무엇보다 읽어내려가며 번역이 부드러웠고, 표지의 아름다움에 놀랐습니다. 책을 읽으며 추억이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고 실제로 자매들이 있는 만큼 공감되는 에피소드들이 많았답니다.
- 책 표지가 너무나 아름다웠고, 어린 시절 읽었던 작품이들이다보니 원작의 내용들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아서 영화 개봉과 맞물려 기대감을 지니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2. 『작은아씨들』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과 구절을 소개해 주세요.
- 조가 로리를 거절하는 것을 후회하는 장면이 마음에 남았어요. 조가 너무나 외롭고도 쓸쓸해 보였고 옆에 있어 줄 누군가가 필요해보였는데, 유사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어 더욱 공감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조가 진즉에 자신에게 조금만 더 솔직했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까웠어요.
- 베스와 로런스 씨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관계가 유년시절에도, 그리고 지금도 참 마음에 남는 서사인 것 같아요. 쑥스럼 많지만 선하디 선한 베스를 위해 피아노를 선물한 로런스 할아버지의 마음은 죽은 손녀를 그리워하는 따뜻한 부성으로 느껴져 애틋했고 그래서인지 계단에 앉아서 베스가 피아노치는 선율을 조용히 감상하던 로런스 할아버지의 모습이 잔상에 많이 남네요. 피아노를 칠 수 있게 해주신 데 대한 보답으로 직접 보랏빛 실내화를 만들어 로런스 할아버지께 선물하는 베스의 모습에서도 선한 마음과, 신뢰로운 관계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생 수많은 실내화를 신어봤지만 네가 준 실내화만큼 발에 꼭 맞는 건 없었단다. 조는 계속해서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마음의 평화'라고도 부르는 팬지는 내가 좋아하는 꽃이다. 실내화를 볼 때마다 이걸 만들어 준 사람이 생각나겠어. 이 빚을 갚고 싶구나. 네가 '노신사'의 호의를 받아주리라 믿고, 지금은 세상을 떠난 어린 손녀 것이었던 피아노를 너에게 보낸다. 많이 고맙고, 행운을 빈다.
네게 고마워하는, 충성스러운 벗 제임스 로런스
- 루이자 메이 올콧, 『작은아씨들』, 윌북, 2019, 134-135쪽.
-메그가 파티장에서 자기를 속이고 데이지라는 가명을 쓰면서 허영을 채우지만 로리를 통해 과오를 후회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아요. 메기가 현실에 대해 답답해하는 모습이 충분히 공감되었거든요. 가난에 답답해하며 다른 친구들을 부러워하는 메그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사회의 많은 청소년들과, 아니 나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분별없이 굴었어. 그냥 내 옷을 입을걸. 그랬으면 다른 사람들 기분을 상하게 하지도 않았을 테고, 나도 이렇게 불편하고 창피하지는 않았을 텐데."
(중략)
"무례했다면 용서해줘. 춤출래?"
"춤추고 싶지도 않으면서 이러지 않아도 돼." 메그는 계속 토라진 모습을 지으려 했지만, 이미 화는 풀린 뒤였다. "아니, 춤추고 싶어 죽겠어. 이리 나와. 내가 잘 맞춰줄게. 누나 옷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누나는 여전히 멋진 사람이니까." 로리는 말로는 숭배하는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다는 듯 두 손을 흔들어 보였다.
- 루이자 메이 올콧, 『작은아씨들』, 윌북, 2019,190-191쪽.
- 조가 머리를 자르고 우는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는데, 강인해 보이는 조가 그 나이대 - 15세 소녀의 감성을 지니고 귀엽고도 대견해 보였답니다. 사실 10대 소녀에게는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텐데 그 힘들고 슬픈 마음을 가족한테 내비치지 않다가 끝내 눈물을 터뜨리는 모습에..조의 따뜻함과 강인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답니다.
"처음부터 머리카락을 팔려고 한 건 아니에요. 뭐든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걸었어요. 잘나가는 가게에 드어가 뭐라도 훔쳐서 팔까 싶은 마음이었죠. 그런데 어느 이발소 앞을 지나가면서 진열장을 봤더니, 머리카락들이 놓여있고 가격표가 붙어 있더라고요. 제 머리보다 길지만 숱은 적은 검은 머리카락이 40달러나 하는 거예요. 나도 머리카락을 팔아서 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어요. 그래서 이발소 안으로 들어가 머리카락을 사시겠냐고, 얼마 쳐줄 수 있냐고 물었어요." 언니는 어쩌면 그렇게 용감할까. 베스는 놀라워하며 중얼거렸다.
(중략)
꼼짝 않고 누워 있기에 잠든 줄 알았던 조가 소리 죽여 흐느껴 울자, 메그는 손을 뻗어 눈물에 젖은 조의 뺨을 쓰다듬었다. "조, 왜 그래? 아버지가 걱정돼서 그래?" "아니, 지금은 아니야." "그럼 무슨 일이야?" "내…… 내 머리카락!" 가여운 조는 더 참지 못하고 베개에 얼굴을 묻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 전혀 우습게 여겨지는 상황이 아니라서 메그는 괴로워하는 조를 부드럽게 달래며 입을 맞췄다. "후회하는 건 아니야." 조는 끅끅 울며 말했다. "언제든 이런 상황에 처하면 난 똑같이 행동할 거야. 이렇게 바보처럼 우는 건, 내 안에 허영심과 이기적 마음이 남아 있어서야.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이제 다 울었어. 언니가 잠든 줄 알고, 아름다웠던 내 머리카락을 잠깐 애도한 것뿐이야. 언니는 왜 아직 안 자?"
- 루이자 메이 올콧, 『작은아씨들』, 윌북, 2019, 328-332쪽.
3. 『작은아씨들』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호감가는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요?
- 맏이인 메그가 욕심이 많은 부분이 저와 닮았다고 생각해 가장 애착이 가는 것 같아요. 앞서 이야기했다시피 메그는 이상과 현실을 오가는 인물인데, 맏이로서 동생들을 챙기고 가정교사 일을 하며 독립적으로 검소하게 살아가고자 노력하지만, 유혹에 흔들리기도 하는 인간적인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흔들리는 메그의 모습에 많은 공감이 되었답니다.
- 저는 유년시절에는 선한 베스에게 가장 많이 공감했어요. 다른 그 어느 가치보다, 선함과 성실함을 유년시절부터 가장 중시해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베스의 선함에 대해서는 앞에서도 이미 이야기했고 책에도 충분히 묘사되어 있는데, 저는 베스처럼...학창시절부터 줄곧 '모범생' 같은 삶을 지향해왔고 그래서 선생님들께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이였던 것 같아요. 교사를 꿈꾸기 시작한 것도 이런 요인인 듯 하고요. 다만 이번에 영화의 영향으로, 그리고 소설을 읽으며 주인공인 조에게 참으로 많은 눈길과 마음이 갔어요. 마치대고모의 수발을 다 들고서도 막내동생 에이미에게 유럽행을 양보해야만 했고, 사랑하는 동생 베스의 죽음을 아프게 겪어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자기 삶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기꺼이 자신을 희생했던 조의 모습이..둘째로서 막내와 첫째사이에서 분명히 아쉽고 불만스러운 점도 있었을텐데.. 이를 내색하지 않은 조의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사랑스러웠어요. 그래서 저는 베스와 조를 네 자매 중 사랑하는 아이로 생각하고 있어요. 과거의 제가, 지금까지의 제가 베스로 살아왔다면 이제는 조로 살아가고 싶네요.
4. 『작은아씨들』이 시대를 넘어 사랑받는 고전인 이유, 그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 <작은 아씨들> 은 루이자 메이 올콧의 자전적 소설이에요. 작가 본인이 네 자매였고, 실제로 바로 아래 동생을 떠내보낸 적이 있어요. 작가 본인의 삶과 경험에서 이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인데, 작가 헤르만 헤세도 자전적 소설인 <수레바퀴 아래서>를 집필했고, 황석영 작가의 <몰개월의 새>도 작가의 전쟁 체험을 통해 나온 작품이었고...저는 <작은 아씨들>의 힘 또한 이러한 자전적 성격에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고백의 서사는 독자들에게 '공감'이라는 강력한 힘을 주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도 이러한 부분이 분명히 드러나지요.
이야길 적어
아는 걸 써
둘러봐 우리의 평생의 이야기
이젠 숨 불어넣어줘
우리 이야기
‘
우리 이야기
살아나게
살아나게
우리의 수많은 기억과 추억에
새 생명을 주는 거야
수천의 순간
- 뮤지컬 <Story of My Life> OST 'Angle in the snow (눈속의 천사들)' 中
- 고전은 고전인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거창하지 않은 소소함이 매력인 작품인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그 모습이 네 자매들한테 그대로 닮겨 있고, 사랑의 감정과 자매들의 희노애락을 함께 겪을 수 있어요. 시대를 넘어 관통하는 평범한 일상을 그리는 작품이에요. 마찬가지로 이 부분도 함께 관람한 뮤지컬 <스토리 오브마이 라이프>에 드러나지요.
천 팔백 칠십육년
자동차도 없고
라디오나 티비 영화
다 없던 때였죠
또 지금은 없는 병들도 많은 때였는데
그 때 누가 쓴 이야기를 우린 아직까지 읽어요
천 팔백 칠십육년
화장실도 없었고
또 지금과는 엄청나게 달랐었대요
매일매일 새로운 과학 기술이 나와도
그 옛날에 쓰여진 글이 살아 있어요
난 책은 그저 글씨뿐이라고 생각했죠
근데 이 책을 읽을 땐 톰 소여가 보여
한번 나타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아
긴 세월을 넘어 영원토록 남아있어
언젠간 이런 얘길 쓰는 게 내 꿈이죠
- 뮤지컬 <Story Of My Life> OST '1876' 中
-여성 인권에 대한 시각이 작품 곳곳에 드러나 있었습니다. 특히 에이미의 프레드 본과의 결혼을 고민하는 모습이나, 마치 대고모의 결혼에 대한 시각, 메그의 허영심의 원인 등에 여성의 결혼에 대한시각이 잘 그려져 있었는데, 2020년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이슈와도 연결된다는 점에서 의미있었습니다.
『작은아씨들』이 그저 그런 소녀 소설에 그치지 않고 미국 여성 문학의 원류로 대접받는 것도 등장인물이 보여주는 이러한 성숙의 힘 때문이리라. 메그, 조, 베스, 에이미……, 네 자매 중 누구를 모델로 삼아도 읽는 이들은 타인의 시선보다 내 안의 힘을 더 소중히 여기는 강인한 어른으로 무르익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150여년 간 이 책이 변함없이 우리들의 사랑을 받는 까닭이리라.
- 루이자 메이 올콧, 추천의 글, 『작은아씨들』, 윌북, 2019,13쪽.
이번 <청춘의 책탑> 6회차 모임은 Yes24 독립 북클러버 4기의 마지막 모임이었습니다. 물론 <청춘의 책탑> 독서모임은 지속될 것이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yes24 독립 북클러버 활동에 참여할 계획입니다.
늘 많은 도움 주시는 yes24 서점과 북클럽 관리자분들께 감사드리며, 다음 기수를 통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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