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회 밑줄긋고 생각잇기

 마지막 밑줄 + 독서 후기

 조남주, 『사하맨션』, 민음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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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차에 책 내용을 모두 완독했으므로 이번 주차는 ‘추천의 말’ 을 읽으며 조남주 작가님의 소설   『사하맨션』 에 대해 다시한 번 정리하고 작품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2주차 쯤 영화 <기생충>과의  비교를 통해 확인한 바 있듯이, 조남주 작가님의   『사하맨션』 은 분명히 ‘자본’에 의한 계급 차별과 갈등이 주가 되는 소설이다. 신샛별 평론가님이 ‘추천의 말’에서 표현하신 것 처럼, 주거와 의료,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사하’의 삶은 그 자체로 차별이 될 수 밖에 없다. 

  타운 주민/L2/사하 라는 뿌리깊은 계급차별을 공고화한 것도 결국 실체없는 권력, 자본의 흐름 때문이었다. 이러한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당연히’,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의문을 품고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 세계에는 균열이 난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균열, 건강한 균열을 바탕에 둔 사하와 L2의 연대와 저항은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 낼 것이다. 마치 담쟁이 넝굴이 하나되어 함께 넘어갈 때 강하듯이, 지금까지의 역사가 보여주었듯 약자들 간의 연대를 통한 한 목소리의 외침이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들을 이루는, 보이지 않는 선을 비로소 허물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산학협력 회사 현장에서 희생당하는 학생이 없기를, 한 개인이 자본과 맞바꿀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되지 않길, 그리고...... 자본의 유무로 여러 혜택들이 더 주어지지 않는 공정한 사회이기를 .. 이 책을 읽고 진실로 바란다.

  여러 진료를 받고 주사를 맞는 일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자유를 추구했던 우미,

 총리관에 들어가 권력의 실체를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총을 겨눈 진경,

 사하인 도경의 신분이 아닌 내면을 보고 관계를 맺었던 의사 ,

  진경의 총리관 출입을 은근히 도왔던, 조용한 방식으로 여전히 저항하고 있었던 사하맨션의 관리실 영감과 소개소 소장,

 

 맹목적으로 요구되는 기존 사회의 질서가 아닌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지향하던 사하맨션의 수많은 개인들이 우리 사회에
더욱 늘어나기를 진실로 소망해본다.

 한 동안 사하맨션의 주민들이 많이 그리울 듯 하다.





 사상의 논리로 운영되는 국가에서 인간은 셋 중 하나가 된다. 핵심 부품, 소모품, 폐기물.  『사하맨션』 은 소모품 또는 폐기물로 전락한 절대 다수의 인간이 경험하게 될 총체적 박탈의 상황을, 주거,노동,교육,보건,의료 시스템의 바깥에서 지옥을 견디는 난민들의 공동체를 상상한다. 아니, 그들이 단지 견디고 있다고만 말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차별과 배제를 재생산하는 시스템에는 단호히 맞서고, 상처 입은 방문자들에게는 절대적 환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저항과 돌봄의 공동체이기도 한 것이다.

 

- 신샛별(문학평론가), 「추천의 말」 중에서

 


 

미스터리한 죽음으로 시작한 소설이 장르적 쾌감 대신 서늘한 응축의 힘을 밀고 나가 마침내 ‘우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는다.’ 라고 선언할 때 나도 모르게 그 다음을 기다렸다. 이 소설은 미래를 바꾸게 될 한 여성 전사의 탄생에 관한 긴 쿠키영상이다. 설레지 않는가.

 

- 김현(시인), 「추천의 말」 중에서

 

 

 

 

 

 

 

 

 

by papyros 2019. 7. 15.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