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 과제 5. 서평과 필사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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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제 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도서 일일공부를 읽고 필사하기 시작한 지도 한 달이 흘렀다. 이번 주 6장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일독하면서 참으로 많은 구절들을 읽어왔다. 개인에 대한 성찰, 국가정치를 하는 이들의 올바른 태도 등 ……

기실 2017년의 대한민국은 OECD 국가로서 경제력은 이미 50-60년대의 경제수준을 이미 뛰어넘어 경제대국이라 불리며, IT강국일뿐더러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유시민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면 난민촌을 벗어나 병영시대를 겪은 후 광장으로 나아간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 사회이다.

 

 

지난 55년 동안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다.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지만 우리는 둘 모두를 해냈다.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자유는 개개인의 생활방식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크게 바꾸어놓았다. 반공 난민촌이었던 대한민국은 사회 전체가 병영과 비슷했던 산업화시대를 통과해 각자의 개성과 문화적 다양성이 발현되는 민주화시대의 광장으로 바뀌었다. 지난 55년 동안 대한민국이 겪은 사회문화적 변화는 그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시민, 늙어가는 대한민국, 나의 한국현대사, 돌베개, 2014, E-book 336.

 

 

그러나 과연 진정한 광장이 도래했다고 할 수 있는가?

 

 지난 주(82), 필사 4회차 당일, 나는 개봉작인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 영화에 대해 날조설을 펴는 전() 대통령 모()씨가 진실을 왜곡하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 당은 -내게 인생작으로 남게 된- 나영석 PD님의 예능 <알쓸신잡>에서 방송된 정재승 교수님과 유시민 작가님께서 체르노빌 사고를 언급하시며 원전의 위험성과 심각성에 대한 경계와 성찰을 논의하신 것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를 신청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의미 있는 논의를, 근현대사의 아픔에 대해 (과거사에 대한) 더 이상 폭력에 의한 희생이 발발하지 않도록  성찰하고 기억하는 데 의미가 있는 한 작품을 , 그러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진정성있게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사회적 현안이나 과거사 성찰에 있어 비판과 성찰의 목소리를 왈가왈부하지 말 것을 종용하는 수많은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 그리고 이념논쟁이라는 색안경을 낀 이들의 모습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사회가 진정한 광장을 이룩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한다.

 

 4.19, 5.18에서부터 세월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아픔들을 기억하고 그 비극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보였던 물질만능주의와 인격(생명)에 대한 경시, 성찰 없는 행동들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실천적인 노력(사회적, 개인적 측면 모든 면에서)이 수반될 때 우리 사회가 진정한 광장으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여긴다.

이 책은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개인적, 사회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 모두에게 사유의 힘과 성찰적 의미를 제공하는 거울과 같은 책이었다. 치우침이나 부족함이 없도록, 경도되지 않도록 늘 이 책의 문장들을 되새기며 살아가고자 한다.

 

 

조정에 일이 있으면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의논할 만한 일이 있으면 왈가왈부하여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사람의 의견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니, 왈가왈부하여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나랏일은 한 사람이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왈가왈부하여 지당한 결론을 얻도록 힘쓰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중종실록

 

사람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기 마련이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남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국가의 중대사일수록 왈가왈부는 필수적입니다. 중대한 국가의 일이니까 개인이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조선 왕조 500년 동안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옳고 그름을 말하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며,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자유는 민주주의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 장유승, 128. 왈가왈부는 아름답다, 일일공부, 민음사, 2017, 282-283.

 

 

by papyros 2017. 8. 9.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