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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08.13 칼 뉴포트, 『딥 워크』, 민음사, 2017
칼 뉴포트, 『딥 워크』, 민음사,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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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물은 민음북클럽 서평 이벤트-열공x열일을 위한 추천도서 활동의 일환으로, 민음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그는 바쁜 생활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무의식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꾸고 싶어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숨가쁜 취리히의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더 깊고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곳이 필요했다. 융은 일에서 탈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을 진전시키기 위해 볼링겐에 안식처를 만들었다.’
- 칼 뉴포트, 『딥 워크』,민음사, 2017, 8쪽.
정신분석학자로 널리 알려진 칼 융은 취리히 대학 교수로서 강의와 연구, 상담을 지속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다. 그러나 실상 ‘분석심리학’의 핵심인 의식과 무의식, 전의식 등의 개념을 더 폭넓게 이해하고 연구할 수 있었던 곳은 취리히대학의 연구실이 아닌, 볼링겐의 안식처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이 도심을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머리를 맑게 하여 과로한 업무에서 벗어났기에 당연히 수반된 것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마치 몇 년 전 방송되었던 예능 <인간의 조건>이나 나영석 PD의 예능 ‘삼시세끼’에서 그려지듯,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유유자적하며 그저 ‘여유를 즐기는 삶’처럼 말이다.
그러나 융에게 볼링겐은 단지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그가 연구에 더욱 ‘몰입’하게 해 주는 공간이었다. ‘해리 포터’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조앤 롤링 역시 ‘죽음의 성물’을 집필할 당시 번잡한 환경을 피해 ‘밸모럴 호텔’에서 집필에 몰입했다고 한다.
저자 칼 뉴포트는 복잡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온전히 일에 ‘몰입’하는 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딥워크(Deep Work)’라고 부른다.
딥 워크(Deep Work) : 인지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완전한 집중의 상태에서 수행하는 직업적 활동. 딥 워크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능력을 향상시키며 따라하기 어렵다.
- 칼 뉴포트, 『딥 워크』,민음사, 2017, 9쪽.
칼 융과 같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도 자신의 일, 업무분야에 완전히 ‘몰입’하거나 ‘몰두’하여 딥 워크 상태를 누리기는 쉽지 않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본래 자신에게 주어진 일 이외에 업무를 보면서 처리해야 하는 부가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가령 교사나 교사들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자신의 교과(학문)분야에 대한 연구 및 교재개발을 지속하는 일 외에도 과도한 행정업무를 떠맡곤 한다. 특히 한국사회는 2015년 기준으로 OECD 국가 연 평균 근로시간 중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기본 근로시간이 결코 적지 않은데다 대부분의 직장에서 야근이나 주말 출근 등을 필요로 한다.
여기에 더해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공간에 등장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또한 온전한 딥워크를 방해하는 대표적 요인이라 이를 수 있다. 분명 수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온라인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맺는 데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SNS에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면 SNS로부터 자신의 본래 업무로 돌아오기 힘들어 주의집중능력을 약화시키곤 한다.
이 글을 쓰는 나만해도, 스마트폰의 등장 이전 학창시절에 여가시간 대부분을 책을 읽는 데 들인 반면, 대학 입학 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페이스북에 가입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 틈틈이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자주 사용하다보니 페이스북에서 많은 관심사와 취미활동, 다양한 이벤트 정보 및 지인들의 소식을 확인하는 데 여가시간이 분산되어 오히려 학창시절 보다 순수하게 책을 읽는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느낀다. 또한 많은 대학생들, 혹은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장 유혹을 받기 쉬운 것이 스마트폰-특히 SNS의 확인에 있다.
조지타운 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 ‘칼 뉴포트’ 또한 이러한 유혹을 물리치고 연구 과제를 무사히 수행해서 교수직의 종신재직권을 얻기 위해 그 누구보다 노력한 사람이었다. 즉 저자는 그 자신이 ‘딥 워크’의 핵심적 사고와 실천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천한 결과를 독자들에게 공유한다.
그는 딥 워크의 네 가지 방식으로 하나의 큰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수도승 방식’(피상적 일들을 없애거나 크게 줄임), 여러 목표를 병행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이원적 방식’(칼 융과 같이, 평소에는 교수직, 상담 득 바쁜 일상업무를 수행했으나 볼링겐에 안식처를 만들어 온전히 연구와 집필에 집중한 방식), 어려운 일을 꾸준히 계속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운율적 방식’(딥워크를 일상적 리듬처럼 습관화하는 것, 하루 중 특정한 시간을 딥워크를 위해 확보하는 것) 그리고 빠르게 딥 워크로 전환할 수 있는 프로를 위한 ‘기자방식’(일과 중 자유 시간이 날 때마다 딥 워크를 하는 방식) 등 네 가지 방식을 소개한다.
기실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가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다. 자신의 직업 특성이나 직장 환경,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등에 맞추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고 필요한 방식을 적절히 선택해 딥 워크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진정한 핵심은 어떤 방식을 활용하는가가 아닌, 자신이 수행하고자 하는 과제의 목표나 기준에 따라 ‘원칙을 세우고’, 자신의 시간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데 있다고 여긴다. 저자는 SNS (혹은 피상적인 인터넷(이메일)작업)를 가급적 완전히 차단할 것을 요구하지만, SNS를 온전히 끊기 힘들 경우 SNS 사용시간을 스스로 통제하고 ‘딥 워크’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을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역설한다.
최근 ‘인맥 다이어트’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카톡이나 SNS 등의 메신저/SNS 상에서 피상적이며 불필요한 관계를 정리하고 진정으로 중요한 관계만을 유지한다는 의미이다. 이처럼 지나치게 피상적이며 피로감을 안겨주기도 하며 더욱 중요한 업무의 몰입을 방해하는 SNS의 단점은 ‘과연 자신이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반추하도록 만든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에서 맺은 관계에 지나치게 연연하는 것은 아닌지, 하루의 대부분을 SNS 확인에 쏟느라 진정으로 자신에게 생산적이며 의미있는 활동 – 독서, 학업, 연구, 직장 내 업무 등-을 뒤로 미루며 SNS에 종속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불어 과연 SNS를 통해 맺은 관계를 진정한 관계로, SNS를 통해 확인확인하는 기사를 진실된 사회적 지식으로 치부할 수 있는 것인가. SNS를 하면서 진실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이 과연 ‘진짜 감정’인지 ‘가짜 감정’인지, 그 경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라도 SNS로부터 조금씩 빠져나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나 또한 SNS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려운(여러 정보들의 파악이나 관계 면에서), 나약한 한 개인에 불과하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중요한 문제를 되짚을 수 있었으며 SNS를 차단하고 몰입시간을 확보하는 ‘딥워크’의 의미에 대해 배우고 성찰적 깨달음을 통해 딥워크를 삶에 적용하고자 조금씩 노력해 나가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었다.
‘물론 모두가 몰입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려면 노력을 통해 습관을 뜯어고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신속한 이메일 교류와 소셜 미디어 활동에 따른 인위적인 분주함을 편안하게 느낀다. 그러나 몰입하는 삶을 살려면 이런 일들을 대부분 등져야 한다. 또한 능력을 다해 최선의 성과를 내려는 노력을 둘러싼 불안이 있다. 최선을 다한 결과가 (아직은) 별로 뛰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가능성에 직면해야 하기 때문이다. 루스벨트처럼 링에 올라 능력과 씨름하기보다 우리의 문화에 대해 의견을 내는 편이 안전하다.
그러나 이런 편안함과 불안을 뿌리치고 온전한 지적 역량을 발휘하여 중요한 성과를 이루려 노력하면 앞서 그 길을 간 다른 사람들처럼 몰입이 생산성과 의미로 가득한 삶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 칼 뉴포트, 『딥 워크』,민음사, 2017, 2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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