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고 생각잇기 배송인증&1주차 - 거대한 뿌리, 행복의 형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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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 민음사 밑줄 긋고 생각잇기 도서로 김수영 시인의 전집 거대한 뿌리를 선택했다.

김수영 시인은 주지하다시피 , ,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등의 대표시가 교과서에 정전(正典)으로 실리며 익히 알려져 있고, 나 또한 학창시절 배운 그 시들의 영향으로 시대의식을 지니고 자기성찰을 하며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4.19 세대 시인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시집을 보니 낯선 시들, 그리고 더욱 깊은 생각을 요하는 시들이 참 많은 듯 보인다. 시집과 함께 관련 논문이나 시인의 생애에 대한 서적의 독서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우선 배경지식이 많이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처음 접한 구라중화라는 시에서 4연과 5연에서 김수영 시인의 시인으로서의 정신이 다시금 느껴져 특히 인상 깊다.

 

누가 무엇이라 하든 나의 붓은 이 시대를 眞摯하게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치욕

물소리 빗소리 바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곳에

나란히 옆으로 가로 세로 위로 아래로 놓여있는 무수한 꽃송이와 그 그림자

그것을 그리려고 하는 나의 붓은 말할 수 없이 깊은 치욕

(중략)

꽃 꽃 꽃

부끄러움을 모르는 꽃들

누구의것도 아닌 꽃들

너는 늬가 먹고 사는 물의것도 아니며

나의것도 아니고 누구의것도 아니기에

지금 마음놓고 고즈너기 날개를 펴라

마음대로 뛰놀 수 있는 마당은 아닐지나

(그것은 골고다의 언덕이 아닌

현대의 가시철망 옆에 피어있는 꽃이기에)

물도 아니며 꽃도 아닌 꽃일지나

너의 숨어있는 인내와 용기를 다하여 날개를 펴라

-김수영, 구라중화

 

 

한편 알랭 바디우의 행복의 형이상학은 공식적으로 밑줄긋고 생각잇기에 참여하는 서적은 아니지만, 북클럽 에디션을 소장한 바 , 아직 독서하지 못했기에 함께 병행해 읽고자 한다. 우선 서론만 간단히 읽었는데 비록 작은 책이나 큰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인 바, 천천히 꼼꼼히 읽어 갈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은 진리들에 이르는 모든 통로를 가리키는 틀림없는 표지이며 따라서 그 이름에 걸맞은 삶의 실재적 목적이기에, 진리로 향하는 도정과 그 도정에 관한 완전한 성찰이 행복의 형이상학을 구성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행복의 형이상학서론, P10

 

 

 

by papyros 2017. 1. 19.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