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2주차 필사 1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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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카뮈의  에 대한 찬사 마지막에 드러난 카뮈의 심경을 이제사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다.  20대의 어느 날, 장 그르니에의  을 마주한다는 것은 진실로 선물과 같이 신비로운 만남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무 회한도 없이, 부러워한다. 오늘 처음으로 이 을 열어보게 되는 저 낯모르는 젊은 사람을 뜨거운 마음으로 부러워한다.'

- 장 그르니에, , 민음사, 2008, 14.

 

 장 그르니에는 공의 매혹에서 비어있는, 허공의 어떤 곳 속에 다가오는 충만함에 대해 초연히 성찰했으며, 고양이 물루에서 고양이를 바라보는 그 따뜻한 애정어린 시선과 함께 결국 그를 안락사시킬 수 밖에 없었던 그 아픔에 대해... 역설적이게도 아름답고 슬픈 그 마음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의 매혹이 뜀박질로 인도하게 되고, 우리가 한 발을 딛고 뛰듯 껑충껑충 이것저것에로 뛰어가게 하는 것은 이상한 것이 없다. 공포심과 매혹이 함께 섞인다 앞으로 다가가면서도 (동시에 도망쳐)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제자리에 가만히 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그칠 사이 없는 움직임의 대가를 받는 날이 찾아오는 것이니, 말없이 어떤 풍경을 고즈넉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욕망은 입을 다물어버리게 된다. 문득 공()의 자리에 충만이 들어앉는다. 내가 지나온 삶을 돌이켜 보면 그것은 다만 저 절묘한 순간들에 이르기 위한 노력이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렇게 하기로 굳게 마음먹은 것은 저 투명한 하늘의 기억 때문이었을까?

내 어린 시절, 반듯이 누워서 그리고 오래도록 나뭇가지 사이로 물끄러미 바라보았던 하늘, 그리고 어느 날 싹 지워져 버리던 그 하늘의 기억 때문이었을까?‘

 

- 장 그르니에, 공의 매혹, , 민음사, 2008, 33.

 

 

물루는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고만 있었다. 나는 그의 몸 위에 내 시선을 가만히 기대어본다. 그러면 그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시금 믿음직스러워졌다. (모든 것을 다 담고 있는 그의 현전(現前)).

- 장 그르니에, 고양이 물루, , 민음, 2008, 42.

 

 

물루가 자신이 고양이인 것에 만족해하듯이 인간들은 자신이 인간인 것에 만족해한다. 그러나 물루의 생각은 옳지만 그들의 생각은 틀렸다. 왜냐하면 물루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지만 인간들의 입장은 성립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들에게 그 점을 설득시켰으면 싶다. 우리들에게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란 없으며 우리들의 입장이란 성립될 수 없는 입장이라는 것을.

 

- 장 그르니에, 공의 매혹, , 민음사, 2008, 45.

 

 

그리고 케레겔렌 군도를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든 지니고 있는 - 공적인 생활 뒤의 '감추어진 이면', 즉 공적인 자리에서 쓴 가면 뒤의 또다른 모습에 대해, 그 외로움에 대해 차분히 논하고 있다.

 

달은 우리에게 늘 똑같은 한 쪽만 보여준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 또한 그러하다. 그들의 삶의 가려진 쪽에 대해서 우리는 짐작으로밖에 알지 못하는데 저작 단 하나 중요한 것은 그쪽이다.

- 장 그르니에, 케르겔렌 군도, , 민음사, 2008, 90.

 

장 그르니에라는 작가를 처음 접해 읽었다. 장 그르니에의 , 그 젊은 시절 어머니께서 읽으셨던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마 그 시절의 어머니도 나와 같은 마음이셨겠지.......

 깔끔한 문장 속에 결코 단조롭지 않은 수많은 사색이, 그리고 수많은 사색과 고뇌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 유려한 문체로 서술되어있으며 잔잔한 호숫가와 같은 한 청년의 마음을 '감동' 으로 출렁이게 한다.



by papyros 2017. 4. 5. 2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