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故鄕 

                               윤동주



故鄕에 돌아온 날 밤에

내 白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어둔 房은 宇宙로 通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風化作用하는

白骨을 들여다보며

눈물 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白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魂이 우는 것이냐


志操 높은 개는

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


어둠을 짖는 개는

나를 쫓는 것일 게다.


가자 가자

쫓기우는 사람처럼 가자

白骨 몰래

아름다운 또 다른 故鄕에 가자.


194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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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을 아실 이

                                         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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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겨울      


                  윤동주


처마 밑에

시래기 다람이

바삭바삭

추워요.


길바닥에

말똥 동그래미

달랑달랑

얼어요.


1936.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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