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꼭 한 개의 별을
十二星座 그 숱한 별을 어찌나 노래하겠니
꼭 한 개의 별! 아침 날 때 보고 저녁 들 때도 보는 별
우리들과 아-주 親하고 그 중 빛나는 별을 노래하자
아름다운 未來를 꾸며볼 東方의 큰 별을 가지자
한 개의 별을 가지는 건 한 개의 地球를 갖는 것
아롱진 설움밖에 잃을 것도 없는 낡은 이 땅에서
한 개의 새로운 地球를 차지할 오는 날의 기쁜 노래를
목 안에 핏대를 올려가며 마음껏 불러보자
처녀의 눈동자를 느끼며 돌아가는 軍需夜業의 젊은 동무들
푸른 샘을 그리는 고달픈 砂漠의 行商隊도 마음을 축여라
火田에 돌을 줍는 百姓들도 沃野千里를 차지하자
다같이 제멋에 알맞은 풍양(豊穰)한 地球의 主宰者로
임자 없는 한 개의 별을 가질 노래를 부르자
한 개의 별 한 개의 地球 단단히 다져진 그 땅 위에
모든 生産의 씨를 우리의 손으로 휘뿌려보자
앵속(罌粟)처럼 찬란한 열매를 거두는 饗宴엔
禮儀에 꺼림 없는 半醉의 노래라도 불러보자
염리한 사람들을 다스리는 神이란 항상 거룩합시니
새 별을 찾아가는 移民들의 그 틈엔 안 끼어 갈 테니
새로운 地球에단 罪 없는 노래를 眞珠처럼 흩치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다만 한 개의 별일망정
한 개 또 한 개 十二星座 모든 별을 노래하자.
---<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 , 이육사 (『風林』, 193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