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북클러버 9기- 청춘의책탑] 8회차(9기 3회차)-「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모임 후기

 

한성희,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개정증보판), 메이븐, 2020.

2020.07.18. 土

'청춘의 책탑’ 독서모임 9회차 리뷰(9기 3회차)

with yes24 독립 북클러버

 

 어느덧 9기 3회차(9회차)를 맞이한 독서모임 <청춘의 책탑>입니다. 5월에 채널예스 인터뷰를 했던 것도 바로 엊그제같은데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흘러 어느덧 7월말이 되었고, 8월을 하루 앞두고 있네요. 북클러버 활동을 해오면서 늘 '책'을 매개로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시간을 갖고 다채로운 논의를 할 수 있어 즐겁기만 합니다. 7월 도서로 <청춘의 책탑>에서 함께 읽은 책은 Yes24 북클럽 (E-book) 에도 등재되어있는 책으로, 한성희 작가님의『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개정증보판) 입니다.  상담전문가인 저자가 결혼을 앞둔 딸에게 전하는 편지형식으로 구성된 에세이인 이 책은 20대후반-30대 초반으로 구성된 저희 <청춘의 책탑> 멤버들에게도 많은 위로와 위안을 주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한 책이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비판적인 시각'도 자리해 다채로운 모임이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광교중앙역 인근 아브뉴프랑의 <스트릿 츄러스>카페에서 진행되었는데요, 달달한 츄러스와 커피를 마시며 의미있고 풍요로운 모임이 진행되었습니다. 모임 후엔 맛난 시카고피자를 저녁으로 함께 먹었답니다! 코로나 여파로 인해 많은 모임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에 유의하며 모임을 진행하였답니다:)

그럼 본격적인 후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1.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를 읽고 싶었던 이유와 책의 첫인상을 나누어 주세요.

- 심리학을 주제로 여러 생각할 거리가 주어지는 에세이이자, 비전공자도 쉽게 읽을 수 있을 만한 책이라 함께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추천했습니다.

- 책에 대상관계이론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자기표상과 대인표상을 통해 내적 작동모델을 이루고 그것이 중요한 타인들과의 관계에서 반복된다는 대상관계이론에 대해 흥미를 지니게 되었고 좀 더 자세히 이해하고 싶어졌습니다.

- 책에 대한 첫정신과 의사인 어머니가 갓 30을 지나고 결혼을 한 30대 딸에게 전하는 편지글의 형식이다보니 문체면에서 가독성이 좋았고, 독자들에게도 편안함을 주는 글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독자가 내담자가 된 느낌이 들기도 할 정도로 책을 통해 위안/위로가 되고 정서적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자아로 커 나가려면 누구나 자기 대상을 가져야 하는데, 어린 시절에는 부모가 그 기능을 해 주지만 성인이 되면서는 자기대상이 꼭 인격체여야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에게 충일감을 제공하고, 자신을 지지해 주고 지켜 주는 안전판이 되어 견고하고 통합된 자기cohsieve self로 기능하도록 해 준다면 가치관, 취미, 활동, 직업, 모두 자기대상이 될 수 있다. (91쪽.)

-  저자가 결혼을 앞둔 딸에게 보내는 편지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보니 아무래도 ‘엄마’로서의 자신에 대해 서술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 사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완전히 공감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딸에 대한 어머니의  일방적인 기대가 많이 드러났기 때문인 듯 합니다.


 

2.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에서 인상깊었던 내용과 구절을 나누어 주세요.

- 어머니이기 전에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저자가 전문가로서 경력을 쌓아 온 과정에 대한 내용을 읽으며 그 내용에 깊이 공감되어 마음 한 켠에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애잔함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9기 1회차(7회차) 모임 때 읽었던 『2020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중에서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라는 단편이 다시 생각나는 부분이었는데, 워킹맘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수많은 과정들이 눈앞에 그려져 무언가 안타까웠어요..다시금 사회 구조의 본질을 생각하게끔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나도 능력 있는 의사,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좋은 친구, 괜찮은 며느리, 좋은 딸, 훌륭한 상사가 되고 싶었던 때가 있었다. 아니 그렇게 되려고 많이 노력했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고, 어딘가에는 꼭 빈틈이 생겼고 문제가 발생했다. 병원 일이 무사히 넘어가나 싶으면 네가 속을 썩였고, 네가 잘한다 싶으면 갑자기 친정에 문제가 생겼고, 친정이 조용하다 싶으면 시가에 일이 생겼지. 그러다보니 내가 아무리 잘하려고 애써도 아무 문제 없이 지나간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특히나 네가 어렸을 때는 '오늘도 무사히'라는 말을 달고 살아야 했다. 그에 푸념이라도 할라치면 사람을은 그랬다. "그러니까 왜 쓸데없이 일한다고 고생이에요. 집에서 아이나 키우지." (23-24쪽.)

- 저는 조금 비판적인 시각으로 저자의 언어를 살펴보았는데, 아무래도 저희 어머니가 워킹맘이셔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책의 프롤로그 '만약 너를 낳지 않았더라면 더 큰 성공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은 분명 허했을 것이다.'  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사실 이 문장은 저자에게 있어 딸을 낳아 키운 선택을 좋은 선택으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내용이겠지만, 사실상 딸의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폭력적인 대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마흔이 넘어, 쉰이 넘어, 예순이 넘어서 더 아름다워지는 너를 보고 싶다.' (320쪽) 같은 문장도 사실 어머니가 또 딸에게 바라는 것을 무의식 중에 적어놓은 것 같아요. 딸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어머니의 기대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딸의 독립을 수용한다고 말하지만 완전히 털어놓지 못하는 저자의 심리가 곳곳에 엿보였어요. '스무살 때의 얼굴은 자연의 선물이고, 쉰 살의 얼굴은 나의 공적이다'(317쪽.)같은 문장도 타인을 평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폭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 슬픔과 애도과정에 대한 문장이 마음에 많이 남았는데, 우리의 눈물은 각자가 내부에 지니고있는 '미해결과제'가 아직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직 자신이 완전히 수용하고 처리하지 못한 무언가가 무엇인지 돌아보고 떠나보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사회는 그 치유과정을 거치기도 전에 너무 빨리 강제로 그 미해결과제를 억압한 채 어른이 되게끔 만드는 것 같습니다.


 눈물은 내면의 아이가 아프다고 보내는 신호다. 기쁠 때도 울지만 슬플 때 더 많은 눈물이 나는 것은 상실감에서 오는 아픔 때문이다. 애도는 상실에 대한 심리적 반응으로, 병적인 슬픔과는 다른 정상적인 슬픔이다. 그리고 애도 과정이란 상실된 대상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이다. 상실한 대상을 계속 마음속에 간직함으로써 그 대상과의 관계를 유지하려는 회복의 과정이기도 하다. (31쪽.)

 

- 모임을 하는 우리 모두가 사실 완벽주의를 어느정도 지니고 있는데, 물론 이러한 완벽주의가 분명히 우월추구와 성장의 동력이 되기도 했지만, 분명히 어느정도는 불안에서 기인하는 것 같아서 완벽주의에 대한 문장에 많이 공감했어요. 대학 때에 이어 대학원에서까지 학점을 내려놓지 못하는 현실에 스스로 씁쓸합니다.


 완벽한 작품을 내려다가 졸작을 내는 역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실수나 결점을 수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과도한 요구를 받아 온 경우가 많다. 이들은 대개 성취 지향적인 부모 밑에서 성장하면서 자신이 완벽하게 무언가를 수행했을 때만 사랑과 인정을 받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그래서 사랑받지 못한다면 그 이유는 자신이 잘못했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들은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려면 완벽해야 한다는 무의식적 믿음을 키우게 된다. 게다가 현대사회는 늘 최고가 되어야 한다고 부추기고 실수를 하면 안 된다고 압박한다. 결국 완벽주의자는 이룰 수 없는 목표를 향해 돌진하고, 항상 '루저Loser'로 남겨지는구나. (138쪽)

 


3.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에 대한 전체적인 총평

- 내 삶이랑 맞닿아 있는 공감되는 이야기들.

 

- 상투적인 표현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울림을 주는 표현들이 많아  포근했던 책 

 

- 상투적인 이야기 – 그럼에도 술술 읽혔던 –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이야기

 

- 독자로서 읽었지만, 상담자로서 상담장면에서 활용하고 싶은 효용성이 많았던 책


 3개월 동안 독립 북클러버 9기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어 이번 기수도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로 2020년 상반기를 보낸 근래, 소중한 이들과 함께한다는 것, 그리고 좋은 책을 읽고 나누는 의미를 다시한 번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음 기수에 다시 함께하길 기원하면서

저희 <청춘의 책탑> 모임은 꾸준히 성장해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춘의 책탑의 다음 모임 도서는,

[이희영 , 『페인트』 , 창비, 2019. ] 입니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더불어 청소년에 대한 시각을 다시금 새롭게 정립하게 해줄 책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by papyros 2020. 7. 31.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