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 과제 5. 서평과 필사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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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제 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도서 일일공부를 읽고 필사하기 시작한 지도 한 달이 흘렀다. 이번 주 6장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일독하면서 참으로 많은 구절들을 읽어왔다. 개인에 대한 성찰, 국가정치를 하는 이들의 올바른 태도 등 ……

기실 2017년의 대한민국은 OECD 국가로서 경제력은 이미 50-60년대의 경제수준을 이미 뛰어넘어 경제대국이라 불리며, IT강국일뿐더러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에 속한다. 유시민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면 난민촌을 벗어나 병영시대를 겪은 후 광장으로 나아간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 사회이다.

 

 

지난 55년 동안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다. 어느 하나도 쉽지 않았지만 우리는 둘 모두를 해냈다. 경제적 풍요와 정치적 자유는 개개인의 생활방식과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크게 바꾸어놓았다. 반공 난민촌이었던 대한민국은 사회 전체가 병영과 비슷했던 산업화시대를 통과해 각자의 개성과 문화적 다양성이 발현되는 민주화시대의 광장으로 바뀌었다. 지난 55년 동안 대한민국이 겪은 사회문화적 변화는 그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 유시민, 늙어가는 대한민국, 나의 한국현대사, 돌베개, 2014, E-book 336.

 

 

그러나 과연 진정한 광장이 도래했다고 할 수 있는가?

 

 지난 주(82), 필사 4회차 당일, 나는 개봉작인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 영화에 대해 날조설을 펴는 전() 대통령 모()씨가 진실을 왜곡하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 당은 -내게 인생작으로 남게 된- 나영석 PD님의 예능 <알쓸신잡>에서 방송된 정재승 교수님과 유시민 작가님께서 체르노빌 사고를 언급하시며 원전의 위험성과 심각성에 대한 경계와 성찰을 논의하신 것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방송심의를 신청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의미 있는 논의를, 근현대사의 아픔에 대해 (과거사에 대한) 더 이상 폭력에 의한 희생이 발발하지 않도록  성찰하고 기억하는 데 의미가 있는 한 작품을 , 그러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진정성있게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아직도 많은 것이다.

 

 사회적 현안이나 과거사 성찰에 있어 비판과 성찰의 목소리를 왈가왈부하지 말 것을 종용하는 수많은 정치인들이나 권력자들, 그리고 이념논쟁이라는 색안경을 낀 이들의 모습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사회가 진정한 광장을 이룩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상기하게 한다.

 

 4.19, 5.18에서부터 세월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아픔들을 기억하고 그 비극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보였던 물질만능주의와 인격(생명)에 대한 경시, 성찰 없는 행동들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고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실천적인 노력(사회적, 개인적 측면 모든 면에서)이 수반될 때 우리 사회가 진정한 광장으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여긴다.

이 책은 더 나은 사회를 꿈꾸며 개인적, 사회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 모두에게 사유의 힘과 성찰적 의미를 제공하는 거울과 같은 책이었다. 치우침이나 부족함이 없도록, 경도되지 않도록 늘 이 책의 문장들을 되새기며 살아가고자 한다.

 

 

조정에 일이 있으면 왈가왈부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의논할 만한 일이 있으면 왈가왈부하여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사람의 의견은 각자 다르기 마련이니, 왈가왈부하여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나랏일은 한 사람이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왈가왈부하여 지당한 결론을 얻도록 힘쓰는 것이 아름다운 일이다. 중종실록

 

사람의 생각은 저마다 다르기 마련이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남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국가의 중대사일수록 왈가왈부는 필수적입니다. 중대한 국가의 일이니까 개인이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는 말은 조선 왕조 500년 동안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옳고 그름을 말하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본성이며, 왈가왈부할 수 있는 자유는 민주주의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입니다.

- 장유승, 128. 왈가왈부는 아름답다, 일일공부, 민음사, 2017, 282-283.

 

 

by papyros 2017. 8. 9. 15:58

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 과제 4. 필사 4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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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이번 4주차에는 치국(治國), 즉 나라를 다스리는 일, ‘정치에 대한 도()가 담긴 문장들이 많았다.

 

 

 2017년 8월 2일, 오늘은 광주 5.18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의 개봉일이다. 퇴근 후 영화관에 들러 개봉 당일 저녁, <택시운전사>를 관람하고 이번 주차의 글을 되새기며 더욱 많은 생각이 든다.

 

 국민들을 보호해야 할 정치인들이 권력을 남용할뿐더러 과오를 지적하는 국민들을 향해 총칼을 겨누며 학살을 자행한 군부독재정권의 만행....... 심지어 그로부터 수십년이 지난 2017년 까지 그 누구하나 과오에 대해 제대로 용서를 비는 사람이 없으니 양심이 있다면, 염치가 있는 사람이라면 과연 할 수 있는 일인 것인가.

 

 

 (), (), (), ()는 나라를 지탱하는 네 개의 기둥이다. 관자

잘못은 누구나 저지를 수 있습니. 사과하고 책임지면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물러나지 않으려는 염치없는 행동입니다. 여론은 염치를 지키는 사람에게 관대한 법입니다.

 

- 장유승, 077. 염치를 지킨다는 것, 일일공부, 민음사, 2017, 176-177.

 

 

 더욱이 잘못된 국가 권력에 비판하는 이들을 ()’으로 간주하여 억울하게 모진 고문을 받게 만드는 그들이 어찌 국시(國是)를 구실로 삼아 자신의 사욕을 채우는 이들이 아니랴. 민주사회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비정상적인 투표율을 얻고 당선된 정치인들이 과연 진실로 국민의 지지를 받은 이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당론이 성행하자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의 구별이 없어지고, 국시가 나타나자 옳고 그름이 바뀌었다. 한 사람이 있으면 온 나라 사람의 절반은 좋아하고 절반은 미워한다. 이것이 국시라고 하는 사람은 소견이 좁아서 옳다고 하는 사람만 보인다. 이것이 국시가 아니라고 하는 사람 역시 소견이 좁아서 아니라고 하는 사람만 보인다. 한 사람이 억측하면 천 사람 만 사람이 부화뇌동한다.

열 사람이 옳다 하고 한 사람이 그르다 하더라도 국시가 될 수 없거늘, 하물며 옳다고 하는 사람이 열 사람도 못 된다면 어떻겠는가. 당파가 백성을 선동하며 시비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자기가 하는 말이 국시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나라를 망치는 자이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국시를 구실로 삼아 위아래를 협박하며 자신의 사욕을 채우려 하니, 참으로 가증스러운 일이다.

 

- 장유승, 092. 국시란 존재하는가, 일일공부, 민음사, 2017, 206.

 

 

 이제는 소수를 위한, 권력을 잡아 자신의 사욕을 채우기 위한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아닌, 진실로, 사람을 가장 귀히 여기어 소수자와 약자를 위한 정책을 펴며 늘 소통성찰을 향해 바람직한 방향을 고민하며 필요 시 방향을 재설정하는 그런 정치인이 등장하기를 진실로 바란다.

 특히, 암울하고 두려운 현실 속에서도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해, 공동체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자신을 희생하신 한국사회의 수많은 이름 없는 민중들 모두를 위해 기도하며, 그러한 분들이, 소시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김사복 택시운전사님, 위르겐 힌츠페터기자님을, 그리고 광주에서 독재권력에 저항하신 그 모든 분들을, 광주에서 연대 속에 함께하신 그 모든 개개인 한명한명을 다시금 기억하고 싶다. 어쩌면 김사복 선생님께서 이미, 독재권력 시절에 희생당하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에 먹먹함이 남는다.

 

천지 사이에 있는 온갖 만물 가운데 오직 사람이 가장 귀중하다.

 

- 장유승, 083. 천하에 가장 귀중한 존재, 일일공부, 민음사, 2017, 189.

 

 

 

 

by papyros 2017. 8. 2. 23:45

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 과제 3. 필사 3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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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손끝으로 문장읽기 필사 3회차를 맞았다. 이번 주에는 지난주에 미처 다 읽지 못한 2장의 남은 부분에 이어, ‘3. 타인과 함께하는 삶을 일독하고 필사했다. 드디어 3장에 이르러 개인 수양과 성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글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나의 삶을 아우르고 있는 핵심주제 중 하나라서 그런지 더욱 좋은 문장들이 많았다.

 

 

 

 

먼저 2장의 학림옥로라는 시는 참으로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늘 고군분투하는 삶에 위로와 희망을 주는 시였기 때문이다. 늘 삶에서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간절히 바라는, 바라온 바를 이루어 조금이나마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삶을 위해 너무도 쉼 없이 달려왔고, 지금도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힘들여 어렵게 찾고 있는 것이 사실은 아주 지척에 있을지도, 아니 이미 바로 옆에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어 이 시를 읽고는 포근함, 따뜻함을 느꼈다.

 

 

하루 종일 봄을 찾아도 봄이 보이지 않아

짚신 신고 산꼭대기 구름 속을 다 밟고다녔네

돌아와 우연히 매화 가지 잡고 향기 맡으니

봄은 나뭇가지 끝에 이미 와 있었네.

 

 - 나대경, 학림옥로

 

- 장유승, 046. 봄은 이미 와 있었네, 일일공부, 민음사, 2017, P110-111.

 

 사실 이렇게 고군분투하며 삶을 살아오기 때문에 학림옥로라는 시의 한 구절이, 책 한 권이 참으로 귀하고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심리적, 정서적 휴식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 이어진 휴식에 대한 논의처럼, 대한민국 사회는 피로사회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늘 경쟁 속에 놓여있으며 긴장상태에 살아가는. 얼마 전 알쓸신잡에서 논의된 커피’(카페인)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커피가 필요할 수밖에 없는 사회인 것이다. 유럽 여느 국가들은 한 달이라는 시간을 들여 휴가를 간다는데 휴가를 한번 다녀오려고 해도 연차일수를 헤아리고 있는 한국 사회의 피로도 높으며 휴식 없는 모습이 아래 글에 잘 드러난다.

 

 

 사람은 쉬지 못해서 고생하는데, 세상은 쉬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 때문인가? 사람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아서 백 살까지 사는 사람은 만에 한둘도 없다.

 설령 있다 해도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때와 늙어서 병들 때를 제외하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기간은 사오십년에 불과하다. 거기서 또 영예와 치욕을 겪으며 부침하고, 이익과 손해를 기뻐하고 슬퍼하며 느긋하게 즐거워하고 마음껏 쉴 수 있는 날은 수십일에 불과하다. 더구나 백년도 못 살면서 끝없는 근심 걱정을 겪어야 하지 않는가.

 이것이야말로 세상 사람들이 우환에 시달리면서도 끝내 쉴 기약이 없는 까닭이다. 얼마 안 되는 복을 탐내서 위험한 곳에 두는 것과 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나은가? 허리를 굽힌 채 고생스럽게 일을 하고 노심초사하며 능력을 넘어서는 일을 하는 것과 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나은가? 마음속으로 손익을 계산하고 억지로 마음을 다 잡으며 늙어 죽은 다음에야 그만두는 것과 쉬는 것 중에 어느 것이 나은가? 인간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일은 쉬는 것인데, 도리어 문제로 여기니 어리석은 생각이다.

 

-『사숙재집

 

- 장유승, 047. 쉬지 못하는 까닭, 일일공부, 민음사, 2017, P112-113.

 

 

 어쩌면 이렇게 피로사회가 된 것은, 개개인의 삶 속에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만연한 이유는 결국 개개인 간의 경쟁을 야기하는 사회문화적 배경 속에 있지 않은가 싶다. 좋은 점수를 받아 좋은 대학에 가야하고, 좋은 직장에 가서 안정적인 자리에 오르고, 높은 위치에 올라 성공해야 하는 그 과정에서 향유해야 할 사람 간의 관계와 도리수단으로서 사용하는 목적전도의 현상이 뒤따른다. 그렇기에 3장에서 보여주는 관계에 대한 메시지들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네가 아침저녁으로 집안살림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지금 이렇게 노비 한 사람을 보내니 네가 나무하고 물 긷는 수고를 덜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사람도 누군가의 자식이니 잘 대해주거라.

 

- 남사(南史)』 『도연명전(陶淵明傳)

 

- 장유승, 065. 이 사람도 누군가의 자식이니, 일일공부, 민음사, 2017, P150-151.

 

 

 

 도연명이 집안에 노비 한사람을 보내며, 아들에게 전한 내용이라고 한다. 그 어떤 신분질서가 없는 평등한 사회인데도 불구하고 서비스직 종사자, 회사의 부하직원 등에 갑질을 일삼는 이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3장에 나오는 여러 마음에 남는 문구들은 인간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갈등, 자신에 대한 타인의 비판과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메시지들을 전해주고 있는데, 결국 평가나 비판에 민감한 우리들 개개인의 모습도, 어쩌면 있는 그대로 사람-(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향유의 방식으로 대하기보다는 목표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며 잘못된 방법으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반상의 질서가 견고했던 시대임에도 도연명이 노비(머슴) 한 사람까지 귀하게 대접했듯이, 우리 사회 또한 성공이나 성취’, ‘결과’, ‘사회적 지위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아닌, 그 개인의 본질을 바로 보고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회로 나아갔으면 한다.

 

by papyros 2017. 7. 26. 16:27

제 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 과제 2.  필사 2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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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손끝으로 문장읽기 2회차에 접어들었다. 손끝으로 문장읽기 필사를 통해, 일독하고 있는 『일일공부』 라는 책은 주제별로 총 6개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지난 1주차에 일독하고 필사한 글이 '내 마음 들여다보기' 였고, 이번 2주차에는 '나를 바꾼다는 것'을 주제로 한 문구들을 읽었다. 즉 성찰에 대한 글에 이어 구체적으로 자신을 '변화'할 수 있게끔 돕는 문구들을 소개해 준다.

 

  2장의 22번째 글, 「달아나는 마음잡기」에서부터 마음 한구석이 '쿵' 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마도 내 자신의 문제, 현재 내가 당면한 문제에 적중했기 때문이리라 생각한다. 중학 시절부터 늘 교직에 목표를 두어 왔고 당연히 임용고시를 치러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해 왔으나 근래들어 교직 뿐 아니라 상담분야에 대한 생각도 더욱 커졌고,  임용고시 외의 다른 길들 또한 자꾸 생각하며 어떤 것이 더 행복한 길일지를 탐색하게 된다.

 학부시절 존경하신 교수님 말씀대로..., 너무 어려운 시험이니 방어하고 회피하고 싶은 심리기제 때문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는 있었는데 이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달아나는 마음,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우선은 내 앞에 놓인 가장 큰 목표에 집중할 밖에. 춘추전국 시대를 살아갔던 맹자께서 시대를 뛰어넘어 내게 들려주는 조언처럼 여겨진다.

 

 맹자는 달아나는 마음을 잡는 것이학문이라고 했습니다. 마음이라는 것은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어디론가 달아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성리학에서는 주일무적(主一無適)을 강조합니다. 마음을 한곳에 고도로 집중하여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마음이 자꾸 다른 곳으로 가는 이유는 가야 할 곳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략)

 목표가 막연하면 스펙은 의미가 없습니다. 이것이 안 되면 저것이라는 안일한 마음보다 '주일무적', 곧 오직 이것뿐이라는 다짐이 필요합니다. 목표가 구체적일수록 실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리고 어디론가 달아나는 마음도 붙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장유승, 「 022. 달아나는 마음 잡기」, 『일일공부』, 민음사, 2017, P62-63.

 

 더불어 25번째 글, 「오늘이 있을 뿐이다」 에서 정약용 선생님의 '오늘(현재)'을 살아가라', Carpe Diem을 상기해 볼 수도 있었다.



 

 2장을 읽으며 좋은 글들이 참으로 많았으나 특히 마음에 남았던 글을 꼽으면, 33번째 글인 「누구를 위해 사는가」 였는데,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항상 인정받으려고, 어떻게든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 부단히 노력하면서도 종종 지치는 감정을 느껴 왔는데, 결국 욕심과 습관 탓임을, 그리고 이러한 욕심을 내려놓을 때 진정한 삶의 주인으로서 내 자신을 위해 살아갈 수 있음을 다시금 상기해 본다. 강신주 선생님의 『감정수업』 에서도 삶의 주인으로서의 감정, 그리고 노예와 같이 살아갈 때의 감정에 대해 읽고 강연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결국 타인의 평가에, 인정받는 것에 욕심을 부린다면 타인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어 주인의 삶에 들 수 없을 것이므로 늘 경계하고 비워내며 내 자신 안에 들어있는 고유한 가치와 개성,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나만의 형형색색 빛깔을 계발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색의 크레파스 중 한 번도 쓰지 못한 크레파스를 골라 써보며 , 이게 나에게 맞는 색인지, 내가 좋아하는 색인지 알아갈 수 있듯이..

 

 

 

 

 나와 남을 비교하면 나는 가깝고 남은 멀다. 나와 사물을 비교하면 나는 귀하고 사물은 천하다. 그런데 세상에서는 거꾸로 가까운 것이 먼 것의 명령을 따르고, 귀한 것이 천한 것을 위해 일한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욕심이 지혜를 가리고 습관이 진실을 감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아하고 미워하고 기뻐하고 성내는 감정과 모든 행동을 스스로 하지 못하고 남을 따라서 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말하고 웃고 얼굴 표정을 꾸며 가면서 남에게 심심풀이를 제공한다. 정신과 육체 하나 나에게 속한 것이 없으니 부끄러운 일이다.

(중략)

 

이용휴는 이렇게 나를 잊고 남을 위해 살아가는 원인으로, 욕심과 습관을 지목했습니다. 남에게 잘 보이려는 욕심, 그리고 남들이 하는 대로 따르는 습관 탓에 결국 나의 몸과 마음이 남들에 의해 좌지우지됩니다. 그러나 세상에 나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나의 지혜를 쓰고, 내 안의 진실을 따르는 것이 나를 위한 삶을 되찾는 방법입니다.

 

- 장유승, 「 033. 누구를 위해 사는가」, 『일일공부』, 민음사, 2017, P84-85.

 

by papyros 2017. 7. 19. 22:34

 

제 4회 손끝으로 문장읽기 - 과제 1. 배송 인증 + 필사 1회차

 

* 모든 글은 인용 , 복사 및 변형을 불허합니다.

 

 

 

이번에도 역시 민음북클럽 '손끝으로 문장읽기' 온라인 필사모임에 참여했다. 좋은 책을 읽고, 필사하고 사유하는 것 만큼 더 의미있는 일이 있을까 싶다.

 

 붓펜이 조금 늦게 오기는 했으나, 멋진 책과 노트, 그리고 붓펜까지... 필사준비 완료! 노트는 좀 아끼고 예전에 민음사에서 받은 다른 노트를 먼저 사용할 생각이지만...!

배송 후 어느덧 <일일공부> 한 챕터를 완독했다. (57페이지까지).

그저 편안히 하루에 한두장씩을 읽으며 필사하다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기도 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해주는 글이 참 많았다.

 

 

 

 

필사한 모든 문장이 마음에 남지만, 가장 마음에 남는 부분은 11장, '없어야 할 하나의 감정'이라는 부분이었다.

후회라는 감정이 없는 그것에 대해 필사하면서, '아- 나는 얼마나 칠정을 절도에 맞게 지켜왔는가'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한 문장이었다.

 따로 게시글을 올리고자 하지만 최근에 읽은 유시민 작가님께서 지금의 나와 같은 나이인 스물일곱에 옥중에서 쓰신 <항소이유서>의 마지막 문장을 떠올려 본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 유시민,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돌베개, 2017, E-book 38쪽

 

슬픔과 노여움이라는 칠정의 자연스런 감정을 지니고, 인권을, 국가의 윤리와 양심을 되찾고자 투쟁하셨기에, 그 감정에 충실한 절도를 지키셨기에 지금의 2017년이 왔고, 비록 사회적으로는 아직 미비한 부분이 분명 많지만 유시민 작가님 개인적으로는 부당한 것에 비판하고 저항한 데에  후회가 없으시지 않을까.

 

나도 이와 같이.. 끊임없이 사유하고, 이 세계를 사랑하면서 후회없는 삶을 지향하며 성장해 나가고 싶다. 

 

 

'후회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성인께서 여기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신 이유는

 일곱가지 감정이 모두 절도에 맞는다면 후회가 없기 때문이다.

감정이 절도에 맞지 않은 다음에야 후회가 생긴다. 그러니 후회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감정이 아니다.'

 

- 장유승, 「 011. 없어야 할 하나의 감정」, 『일일공부』, 민음사, 2017, P38-39.

 

 

 

 

 

by papyros 2017. 7. 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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