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제1] 제 7회 밑줄긋고 생각잇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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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주, 『사하맨션』, 민음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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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제 7회 밑줄긋고 생각잇기의 테마주제는 다름 아닌,  '디스토피아 소설 ' (* 디스토피아 소설이란 유토피아와는 반대로, 가장 부정적인 암흑세계의 픽션을 그려냄으로써 현실을 날카롭게 나타내고 비판하는 문학작품 및 사상을 가리킨다.이었다.  선정된 여러 소설들 중 조남주 작가의 화제작 『82년생, 김지영』 을 이미 일전에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기도 했고, 이번에는 어떻게 사회를 묘사하고 그것을 통해 어떤 메세지를 전하고 있을까 궁금해 오래 고민하지 않고 조남주 작가님의 『사하맨션』을 이번 도서로 택했다. 검은 배경에 다소 차가워보이는 회색빛 맨션이 그려져 있는 표지 디자인이 깔끔하면서도 정돈되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주까지 워낙 일이 바빴던지라  많은 분량을 읽지는 못했으나 「남매」 「사하맨션」 까지 읽으며 그 짧은 두 개의 장에서도 많은 메세지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 비슷한 주제여서인지- 작년에 독서모임 멤버들과 함께 읽은 최인석 작가님의 『강철 무지개』 가 언뜻 떠오르기도 했다.

 기업이 부지를 구입해 총리를 설정하고 심지어 회장조차도 총리단에 소속된 인물을 알지 못한다는 내용을 통해 흔히 S 공화국으로 대표되는 - 자본이, 기업이 운영하고 지배하는 국가의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했고 7-80년대의 독재정권을 묘사하는 장면, 주민들의 계급화를 통한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등 사하맨션의 초반 배경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부터 벌써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묘사하는 듯한 암시를 풍기고 있었다. 서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지기도 전인데 이렇듯 수많은 한국사회의 묘사가 떠오르고 있으니, 다음 장부터 본격적으로 어떤 인물들이 등장하고 어떤 서사가 펼쳐질지 기대가 크다.

 특히 역시 『82년생, 김지영』 을 쓰신,  작가답게 깔끔하고 흡입력있는 문장에... 이제 바쁜 일들이 지나갔으니 단숨에 책을 읽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책 속에 깊이 몰입하며 책 속에 담긴 작가님의 문제의식을 함께 생각하고 나누고 싶다.

 

 


 특히,  주민 자격을 얻지 못한 L2계급보다도 더욱 못한, 양육자들에 의해 포기되고 버려진 '사하'라는 계층의 거주자들이 사는 '사하맨션'에 사는 '우미' 에 대한 한 대목이 마음에 참 많이 남았고 경종을 울렸다.

 더 좋은 대학에 가고 스펙을 쌓아 안정적인 , 아니 사실 우리 사회의 다른 누군가보다 조금 더 잘 살기를 소망하며 아둥바둥대는 우리의 삶..

 그렇게 쌓아나가는 제도권 교육에서의 '지식'보다, 우미가 지닌 사랑과 관심을 통한 '지혜'가 더욱 의미있다는 사실을 되새길 수 있기에.. 제도권에 속한 것 자체가 바로 곧 그 사람의 가치를 보증해주지 않는다는 것을 문학적 표현을 통해 되새기개 해 준 좋은 문장이었다고 여긴다. 


           노란 나비, 혹은 나방은 다시 색종이 조각처럼 팔락이며 날아가 버렸다. 사하맨션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미는 제도권 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머릿속에 온갖 지식들이 가득했다. 병적으로 책을 읽었다. 역사와 철학에 특히 해박했고 유명한 소설이나 시구들도 줄줄 외웠다.

 

 

- 조남주, 「사하맨션」, 『사하맨션』, 37쪽. 


 



by papyros 2019. 6. 17.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