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 Sam 7.8 Plus Pen] 체험단 후기 제 3편

 

* 모든 글은 인용 , 복사 및 변형을 불허합니다.

 

* 해당 제품 리뷰는 교보문고X이리스(Ebook Reader Society) 콜라보이벤트에서 체험단에 선정되어 기기를 지원받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독서생활의 동반자 교보문고와 이리스 운영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어느덧 교보 SAM 7.8 Plus Pen (펜있샘)의 리뷰도 마지막 3편입니다. 이번에는 여러분께서 가장 기다리셨을 것으로 예상되는 타사 제품과의 본격 비교!! 독서하며 경험한 사용기 위주로 리뷰를 진행하겠습니다:)

 먼저 제가 사용중인 모든 리더기 떼샷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진리의 두 대라는 말이 마치 옛말 같이 느껴질 정도로..... 진리의 세 대 , 진리의 네 대가 기본 아닌가요?(저는 진리의 다섯 대!)   차례대로 7.8인치인 교보 SAM과 리디북스 페이퍼프로, 그리고 크레마 카르타G, 리디북스 페이퍼, 하이센스 A5 되겠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자들이 쉽게 접하고 주로 구입할 수 있는 E-ink Ebook 리더기는 리디북스(페이퍼 프로 / 페이퍼), 크레마 (그랑데 / 카르타G / 카르타 / 엑스퍼트 / 사운드업 / 사운드 등), 교보문고 (SAM / SAM 7.8 / SAM 7.8 Plus Pen) 정도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하이센스 제조사나, 오닉스 , 보위에 등의 제조사 또한 이에 못지 않으나 Ebook리더기 시장을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소비자/독자들이 국내 서점사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군입니다.

 모든 기기를 다 비교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본 리뷰글에서는  같은 '7.8인치'인 리디북스의 페이퍼 프로(리페프)와의 비교 및 '범용기'라는 공통점을 지닌 크레마 카르타G와의 비교를 위주로 글을 진행하겠습니다.

 

후기는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어지며 본 리뷰글은 3편에 해당됩니다:)

 

1. [교보 Sam 7.8 Plus Pen] 체험단 제 1편 : 상품구성, 언박싱, 스펙
블로그 pedagogics.tistory.com/162, 카페 cafe.naver.com/bookbook68912/78886

2. [교보 Sam 7.8 Plus Pen] 체험단 제 2편 : Sam 7.8 사용기와 이용꿀팁
블로그 pedagogics.tistory.com/163 , 카페 cafe.naver.com/bookbook68912/78913

3. [교보 Sam 7.8 Plus Pen] 체험단 제 3편 : Sam 7.8과 타사제품 비교 및 독서 리뷰




 

1) 7.8인치 : 교보문고 SAM (Plus Pen)과 리디북스 페이퍼 프로 (Paper Pro) 

 

 

 

 

리디북스 페이퍼프로 제품 상세스펙
교보문고 SAM 7.8 Plus Pen 상세 스펙

 

 가장 먼저 비교할 기기는 같은 크기의 7.8인치인 리디북스 페이퍼프로입니다! 교보문고 SAM과 같은 크기라는 이유로 가장 많은 비교대상이 되는 기기인데, 교보 SAM은 타사앱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범용기인 반면 리디북스 페이퍼프로의 경우, 루팅 없이는 타사 앱을 설치할 수 없는 전용기입니다. 때문에 단순한 스펙 비교를 떠나서, 우선 기본적으로 제품을 선택할 때 본인이 어느 서점사에 더 책이 많은지, 여러 서점사에 책이 고루 분포된 편인지 혹은 한 서점사에 책이 많은지, 그리고 루팅 등 기계를 다루는 일이 내게 맞는 일인지를 검토해 제품을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기실 두 제품은 모두 7.8인치로 크기가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두 제품을 같이 놓고 보면 교보 SAM이 다소 작아보일 수 있는데, 이는 베젤의 차이에서 오는 듯 합니다. 교보 SAM은 280g, 페이퍼프로는 250g을 자랑하는 만큼 무게의 경우 두 제품 모두 가벼운데, 근소한 차이로 페이퍼프로가 조금 더 얇아보입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제품비교에 들어가보겠습니다. 먼저 사양면에서 전체적으로 교보 SAM의 스펙이 페이퍼프로에 비해 앞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장용량 및 배터리 용량, RAM 사용 다소 증가된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안드로이드 8.1을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하게 됩니다.

페이퍼 프로 :  250G의 무게, 내장용량 8G, 배터리 1200mAH, 안드로이드 4.4, RAM 1GB

교보 SAM : 280G의 무게, 내장용량 32G, 배터리 3200mAh, 안드로이드 8.1, RAM 2GB

 

 다만 페이퍼프로의 경우 물리키가 존재하지만, 교보문고 SAM은 물리키가 없는 대신 블루투스 지원 및 Plus Pen 버전의 경우 와콤펜 사용 지원한다는 점과 블루투스 기능이 존재한다는 점인데요,

 와콤펜 지원의 경우, 앞서 1-2편에서 소개드렸던 것처럼 메모 앱에 간단한 필기가 가능하거나 PDF파일에 메모가 가능하다는 점 외에도, 독서 중 형광펜을 사용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는데요, 실제로 저는 리디북스 페이퍼프로와 함께 늘 정전식 터치가 되는 볼펜을 함께 지니고 다닌 바, Plus Pen 버전에서 와콤 펜 지원을 통해 이를 직접 구현해주었다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물리키가 없다는 점은 리더기 구입시 물리키 여부를 중시하시는 분들께는 매우 중요한 기능인지라 아쉬우실 수 있겠으나, 블루투스 페어링을 통한 리모콘 사용이 가능한바, 물리키의 기능이 가능한 리모콘을 구입한다면 이런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보완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단 영상은 와콤펜 사용화면을 보여드리기 위해 촬영한 것입니다.

 

 


  한편 독서화면의 경우 펜있샘과 리페프 모두 300PPI로 , 스펙 상 동일하고 화질 역시 두 기기 모두 쌩쌩합니다. 다만 리더기 사용자 입장에서는 반응속도가 중요한 편이죠. 때문에 부팅시간 및 책 오픈속도, 페이지 넘김 등의 전체적인 속도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부팅속도 비교 ( 좌: 교보 SAM 7.8 Plus Pen / 우 : 리디북스 페이퍼프로)

- 영상을 찍을때 한 손에 폰을 들고있다보니 교보 SAM을 조금 더 빨리 켰는데, 그 부분을 고려해 페이퍼프로의 부팅속도를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교보 SAM이 조금 더 빠른 것으로 느껴집니다.

 

 

책 넘김속도 비교 ( 좌: 교보 SAM 7.8 Plus Pen / 우 : 리디북스 페이퍼프로)

- 페이퍼프로야 전용기이니 당연히 리디북스 기반 시스템이고, 교보문고의 경우 교보 E-ink 기반 어플로 책 넘김을 비교했습니다. 우선 제 손이 작다보니 동시 넘김이 어려웠던 점 송구합니다 ㅠㅠ

 물론 페이퍼프로가 좀 더 빠를 때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교보 SAM이 조금 더 빠른 감이 없지않아 있었습니다. (교보 SAM이 신기기인데다가, 페이퍼프로의 경우 최근 AS 후 리퍼품을 받았다는 점도 하나의 요인이 될 있겠습니다.) 물론 페이퍼프로 또한 느린 것은 아닙니다만 교보SAM이 안정감있게 부팅되고 책 열리는 속도도 나름 빠르다보니 책이 넘어가는 부분도 다소 빠르게 느껴지네요. 해당 부분은 사용자 환경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겠습니다.

 

  

 

 

  총평하자면 교보SAM과 리디북스 페이퍼프로 모두 그 나름대로 좋은 기기입니다.

 다만 교보SAM이 최신 기기인데다 페이퍼프로보다 높은 안드로이드 버전을 사용하고 있어 전체적인 기능 및 성능, 스펙에 차이가 존재합니다.

 따라서 두 기기 중 한 기기를 선택하실 때 전용기/범용기의 여부, 물리키의 존재유무, 물리키를 보완하는 기타 기능 등에 초점을 맞추어 구입하신다면 만족스러운 소비가 되시리라 생각합니다.

- 부가적으로 정보를 드리면, 정가기준으로  교보문고 SAM 7.8 Plus Pen (펜있샘) 버전의 경우 349,000원 ,   SAM 7.8(펜없샘) 버전은 289,000원, 그리고 리디북스 페이퍼프로는 249,000입니다. 

 


2)범용기 : 교보문고 SAM (Plus Pen)과 크레마 카르타 G 

 

 

 교보 샘은 7.8인치, 카르타G는 6인치로서 크기 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크레마제품과 교보 SAM은 모두 '범용기'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실 범용기를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루팅 없이' 다양한 서점사를 이용 가능하다는 강점 때문이겠지요.

 그럼 본격적인 제품비교로 들어가보겠습니다:)

크레마 카르타G 제품 상세스펙

 

  카르타G의 상세 스펙을 살펴보면, 페이퍼프로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스펙 면에서는 교보SAM보다 낮은 사양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보 SAM이 지니고 있는 최신기기로서의 '최고사양'이라는 스펙을 고려해야겠습니다만, 스펙만 놓고 보면 카르타G가 부족해 보입니다. 그러나 카르타G의 경우 물리키가 존재하고, 블루투스 지원이 되어 리모콘 사용이 가능한 기기라는 점이 강점이겠습니다.

 반면 교보 SAM 7.8 Plus Pen(펜있샘)버전의 경우, 물리키가 없는 대신 블루투스 지원 기능을 통해 리모콘 사용이 가능하며 와콤펜 기능을 지원합니다. 따라서 기능 면에서는 두 기기가 전체적으로 유사합니다.

 그러나 카르타G는 6인치, 교보 SAM 7.8의 경우 7.8인치라는 크기 차이가 존재하기에 사용자가 어느 크기를 선호하는지가 제품 선택의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레마 카르타G : 내장용량 8G, 배터리 1500mAH, 안드로이드 4.4.2,

교보 SAM : 내장용량 32G, 배터리 3200mAh, 안드로이드 8.1

 

그럼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부팅 속도 및 페이지 넘김 속도 차이를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시겠습니다:)

 

부팅속도 비교 ( 좌: 크레마 카르타G / 우 : 교보 SAM 7.8 Plus Pen )

 

- 영상에서 제가 카르타G를 교보SAM보다 다소 늦게 전원을 켠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교보 SAM의 경우가 훨씬 부팅속도가 빠른 것을 확인하실 수 있겠습니다.

 

 

 

책 넘김속도 비교 ( 좌: 크레마 카르타G / 우 : 교보 SAM 7.8 Plus Pen )

 

- 공평한(?) 비교를 위해 yes24에서 구입한 카르타G와 교보에서 구입한 SAM 7.8 모두 yes24와 교보 기본어플을 제외하고 알라딘 어플로 책 넘김 속도를 비교하였습니다.

- 전체적으로 교보 SAM이 조금 더 빠릅니다만, 실제로 사용하며 경험한 체감 차이는, 교보 SAM 7.8의 경우 페이지 넘김이 상당히 부드러운 반면, 카르타G의 경우 제법 무거운 느낌이 듭니다.

 예를 들어 부드러운 종이와 거친 종이의 차이로 생각하신다면 이해가 편하실 듯 합니다. 전체적인 터치 감에서 교보문고 SAM 7.8 Plus Pen의 경우가 더욱 안정적이며, 부드러운 터치감으로 인해 만족스러웠습니다.

 

 

 총평하자면, 6인치와 7.8인치라는 크기 차이가 제품 선택의 주요한 요인이며, 카르타G에 물리키가 있다는 점이 분명한강점이지만 교보SAM의 높은 사양과 블루투스 지원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점입니다.

카르타G의 경우 정가 기준으로 189,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3) 기타 독서 편의기능

 

 마지막으로 제가 교보 SAM 7.8 Plus Pen을 사용하면서 경험한 전체적인 독서 관련 편의기능을 소개해 드리며 마지막 3편의 리뷰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1) 가로모드 지원

- 7.8인치라는 적당한 크기 덕분에 가로모드 사용 시 상당한 선예도를 자랑합니다.  pdf 논문은 그동안 주로 아이패드로 보아왔는데, 펜있샘을 이용해 논문을 보더라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원시원한 화면과 가로모드 지원 덕에 독서생활이 무척 편리합니다.

 

 

2) PDF 메모 지원

- 2편에서 간단히 언급한 것처럼 내 파일 - 파일 매니저칸에서 자신이 다운로드 / 담아둔 파일 확장자를 관리할 수 있는데, PDF파일의 경우 와콤펜을 사용해 간단한 메모가 가능합니다.

단 , 이 경우 기본앱으로 열 때만 PDF파일에 메모가 가능하다는 점 참고부탁드립니다:) (타 앱에서 pdf파일 구동 시 메모 불가합니다)

 

 

3) 리모콘 사용

 -  네...! 원래 2편에 블루투스 페어링 부분에서 추가하려 했던 부분이 이제야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블루투스 리모콘이 도착한 것입니다..!!

 블루투스 기능을 통한 리모콘 연결로 훨씬 편리하고 유용한 독서가 가능합니다! (사용하면서 이건 혁신이야!!를 수십번 외쳤답니다.) 물리키가 없는 기기인 만큼, 본인에게 맞는 리모콘을 구입하시어  연결 후 유용히 사용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이상으로 부족하나마 세 편에 걸친 리뷰가 모두 끝났습니다. 다른 체험단 분들의 리뷰에 비해 무척 부족한 글입니다만, 긴 리뷰글 읽어주시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개봉 후 처음 제품을 접하고 사용할 때만 해도 익숙지 않았던 교보 SAM 7.8 Plus Pen이 어느 새 점점 제 마음에 애정하는 기기로 자리하게 되고, 기존에 사용하던 기기를 넘어 주력기기로의 사용이 거의 확정시 되면서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특히 독서하면서 키보드를 통한 메모, 펜을 통한 메모가 가능하다는 점이나 고퀄리티의 음악듣기, 안정적인 안드로이드 시스템 무엇 하나 빠질 것이 없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기기라는 생각이 점점 더 크게 듭니다.

  새로운 전자책 리더기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픈 제품입니다:) 특히 루팅 없이 모든 서점을 다 이용하고 싶으면서도, 고스펙의 제품을 원하지만 해외 기기 구입을 주저하시는 분들께는 최고의 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금 긴 글 읽어주시어 감사드리며 교보문고와 이리스 측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부족한 리뷰를 마칩니다.

* 해당 리뷰글은 지속적으로 보완 및 수정 업데이트 예정입니다.

 

 

 

 

 

 

 

 

 

 

 

 

by papyros 2020. 10. 29. 05:47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 모든 글은 인용 , 복사 및 변형을 불허합니다.

<해당 도서는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으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아시아의 마지막 보석이라 불리는 미얀마의 작은 도시 인레에는 두 명의 피셔맨이 있다. 머니 피셔맨과 노 머니 피셔맨. 그들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고 생계를 유지한다. 내가 감히 어떻게 그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노력과 노동이 있었기에 아름다운 여행이 가능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삶을 잠시나마 엿보는 일. 그 순간을 우리는 여행이라 부른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169.

 

 조아연 작가의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이 책은 이번 독립출판 서포터즈 7기 활동을 위해 선택한 도서들 중 그 어떤도서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여행에세이였다. 기실 코로나로 인해 여행도 마음 편히 가지 못하는 시대에, 대리만족의 욕구때문일까, 여행에세이로나마 간접적으로 여행을 하고싶은 욕구가 큰 요즈음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예상외로 마음에 와 박는 귀한 문장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20대의 끝을 불과 1개월 여 남겨두고 있는 지금, 작가님과 달리 나는 20대를 학업으로만 보냈다. 대학-대학원-대학원. (두 번의 대학원이 석사-박사가 아닌 석사-석사라는 다소 슬픈 이야기는 차치하자.)

 그렇기에 젊은 시절 다양한 나라를 여행하며 소회를 옮기고 멋진 사진들을 찍고 사람들을 만난 작가님의 여행이 참으로 부러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여행 자체보다는 여행을 통해 느낀 작가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그 사유의 흔적들이 더욱 부러웠다.

  꼭 작가님처럼 많은 여행을 갈 필요는 없다고 느낀다. 단 한 번의 여행을 하더라도 그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는 주체인 여행하는 나의 사유.

  유년기의 나와 어른이 된 나는 그 본질적으로는 같은 사람이지만 경험세계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바라보면 질적으로 다른 사람이다. 그 양질의 경험을 채워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여행이 아닐까. 나 자신을 조금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그리고 타인의 오롯한 삶을 바라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조금 더 분명히 하기 위해.

  그런 면에서 <팔찌 파는 10>에 등장한 소년의 일화는 지금 이 순간 어른으로 살아가는 나를 반성하게 했다. 나는 그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야 할까.

 만 289개월 7일을 살아왔음에도 아직 나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아직도 누군가와의 관계에 슬퍼하고 그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이지만, 부족한 부분을 포함한 그 모든 내 모습들을 안고 나의 길을 떠날 때 뜻밖의 변화를 만나는 것처럼, 여행도 그렇지 않은가싶다.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면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고 했다.

  나도 언젠가 떠나게 될 또 한 번의 여행에서 2020년, 스물아홉의 나와는 다른 또다른 나의 모습을 새로이 발견하기를....... 그리고 나의 여행에서 만나게 될 또 다른 열 살 소년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기를, 상처를 넘어서 누군가의 상처를 포근하게 감싸는 존재로 여행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4다르함(500원)을 내면 마실 수 있는 순도 100% 오렌지주스, 혹여 소매치기를 만날까 복잡하고 긴장되는 골목길, 12시간이 넘는 버스를 타야 하는 일, 호스텔에서 무료로 주는 싸구려 비누로 세수하기와 같은 것들이 일상의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아마도 이런 일상이 일상적이지 않은 순간이 될 때까지 난 여행을 할 것이다. 길고 긴 여행이 끝나면 이 복잡하고 어려운 메디나 골목조차 그리워질까. 그때가 되면 내 안경에 남겨진 검은색 나사를 바라보며 문득문득 이 순간을 떠올리게 될까.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23.

 


  초등학교 앞에서 팔던 불량식품, 컵 떡볶이, 선생님 몰래 흰 우유에 몰래 타 먹던 초콜릿 가루 이런 것들이 이제는 기쁨을 주지 못하는 것처럼 이제 마카롱 하나로는 행복할 수 없었다. 어른이 된 나는 그때처럼 따뜻하고 작지만 사랑스러운 것들에 쉽게 감동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계절이 바뀌는 동안 입맛이 변했고 취향이 변했고 좋아하는 것들이 변했기에 그때 느꼈던 감동은 당연히 존재할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야속하게도 시간은 조금씩 착실하게 날 변하게 했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29.

 


  우리의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버거운 순간을 살아 내는 것이라고. 그렇기에 마음의 상처 또한 내가 가지고 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아문다. 비록 흉터가 남을지라도 그 자리에는 딱지가 올라오고 새살이 돋는다. 마치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봄이 오는 것처럼.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지라도 추운 계절은 끝이 난다.

  시간이 지나 엄지발가락이 수영해도 괜찮을 만큼 나았다. 오랜만에 들어가는 수영장은 여전히 차갑고 시원했다. 발가락의 흉터는 없어지지 않겠지만 괜찮다고 생각했다. 흉터가 남는다고 내가 행복하지 못할 단 하나의 이유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앞으로도 엉망으로 상처 입는다고 해도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매년 상처와 흉터는 늘어나겠지만, 그것조차 끌어안고 나는 행복해질 것이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57.

 


  열 살 무렵 나는 매일 용돈으로 500원을 받아 슬러시를 사 먹고 남는 돈으로 만화책을 빌려보거나 스티커를 사곤 했다. 엄마가 가직 싶은 비싼 바비 인형을 사주지 않아서 슬픈 것 빼고는 어디서나 볼 법한 평범한 초등학생이었다. 옛 잉카 왕국의 수도 쿠스코에 사는 초등학생이라고 나와 다를까 싶었다. 달콤한 군것질거리와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다면 행복할 나이. 열 살은 그런 나이라고 생각했다.

(중략)

  열 살이라고 씩씩하게 말하는 소년은 말을 이어나갔지만, 스페인어를 못 하는 나는 그 말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걱정스러울 정도로 얇은 옷을 입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 씩씩하게 물건을 팔고 있었던 그 아이의 꿈은 뭐였을까. 좋아하는 운동은 뭐고 좋아하는 음식은 뭐였을까. 미처 건네지 못한 질문들이 마음에 울렁거려 코끝이 시큰거렸다.

- 조아연,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모니북, 2020, 145-147.

 

 

 

by papyros 2020. 10. 28. 01:56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https://ridibooks.com/books/1849000035?_s=search&_q=%EB%82%9C+%EA%B0%80%EB%81%94+%EC%95%84%EB%B9%A0%EB%A5%BC+%EC%A3%BD%EC%9D%B4%EB%8A%94+%EC%83%81%EC%83%81%EC%9D%84+%ED%95%98%EA%B3%A4+%ED%95%B4

 

* 모든 글은 인용 , 복사 및 변형을 불허합니다.

<해당 도서는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으로부터 서평 작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책의 제목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라니. 프로이트의 꿈분석에 관한 내용일까? 아니면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할 정도로 아버지의 존재가 부정적이라는 걸까. 후자겠지? 하며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기실 나는 아버지와의 관계가 좋은 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의 지나친 가부장적인 면(아마 그 연배의 대부분 분들이 그러하겠지만)은 부정적으로 지각하고 있다. 때문에 책의 내용이 좀 더 궁금해졌다.

 마치 『안네의 일기』나 『징비록』과 같이 이 책은 작가 본인의 일기장이었다. 작가는 몇 년동안 꾸준히 일기를 써내려갔는데, 저자의 일기가 기쁘고 즐거운 일들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언젠가 법정에서 쓰일 날을 염두에 둔다는 점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웠다.

 술을 마시고 들어오면 가족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일삼는 알콜중독자 아버지로 인해 저자(해열)의 가정은 늘 살얼음판만 같다. 저자는 삼남매의 맏이인데, 행여 동생들이 아버지의 주취와 폭력을 알게 되지 않을까-를 저자 본인도 어렸던 청소년기부터 걱정하고 불안해했다.

 


  “치워야 해. 깨뜨릴지도 몰라.” 덜덜 떠는 손으로 제일 먼저 어항을 치우던 엄마. 그 모습을 본 내가 받은 충격이란. 엄마는 그때 내가 깨지 않았더라면 자신은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미 우리 집은 무너진 모래성이라는 걸.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한번 아빠를 믿는, 아빠가 변화되리라 믿으며 주님께 간구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참으로 많이 속이 탔다. 가정해체를 야기한 당사자는 그대로인데 고통받는 것은, 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가족들이라니. 가해자-피해자의 불합리한 힘의 관계가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혈연이라는 끈으로 맺어졌기에......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저자의 마음이 너무 절실했다.

 폭력의 주체가 타인이 아닌 가족이기에, 아빠이기에 더 괴로웠을 것이다. 작품을 읽으며 저자의 부친이 보이는 폭력과 그 가족들의 대응에 대해 이해와 공감과 더불어 답답함과 분노가 함께 느껴지곤 했다.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을, 가족 구성원들을 지켜내고 보호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가장 필요하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주님, 제가 함부로 아빠를 판단하지 않게 해주세요. 저는 모르잖아요, 아빠를 통해 주님이 무엇을 행하실지. 제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않도록 좀 도와주세요. 주님, 또다시 반복되는 밤들을 통해 제가 느껴야 하는 것들이 뭐죠? 아니면 제가 무슨 큰 잘못을 했나요?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학교 갔다 집에 오는 게 두렵다. 아빠가 우리에게 접근하지 못하면 좋겠다. 무서운 정도가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만약 액자를 부수다가 갑자기 어딘가에 꽂혀 우리에게 돌진하면.. 우린 속수무책으로 그냥 맞는 거다. 아빠 몸짓 하나에 모든 사람이 자는 척 숨죽여 떨고 있다.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람이란 게 이런 건가 보다. 두렵고 무서울 땐 죽이고 싶을 만큼 밉다가도 그 대상의 약한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그 미워하는 마음은 사그라진다. 아빠의 풀이 죽은 모습은 내 약점이다. 그저 아빠도 불쌍한 한 인간이겠거니 생각한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다. 그리고 몇 주 전, 또다시 악몽에 시달리면서 언젠가 일이 터질 거란 걸 예감하고 침대 밑에 야구 배트를 갖다 놓은 내가, 더 이상 비극이 시작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야구 배트를 챙겨 놓은 내가 밉다.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특정 분위기 특히, 성인 남성이 언성을 높이면 그게 어디가 됐든, 누구든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된다. 우리 가게는 시장 입구에 있어서 ‘저녁’엔 술 취한 아저씨들이 자주 온다. 하지만 오늘같이 대낮은 예외다.

  게다가 소리 지르며 달려오는 취객이라니. 초점 없이 풀린 그의 동공에서, 아무렇게나 질러대는 목청과 따로 노는 손짓에서 나는 아빠의 모습을 본다. 그리고 무섭다. 또 가슴이 뛴다. 그리고 측은하다.

 저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 아빠. 그럼 누군가는 집에서 도어락 소리를 두려워하고 있을 텐데.

 들의 두려움을 너무나도 잘 아는 내가 측은하다. 결국 나나 당신네나 우리 모두는 다 측은한 존재일까.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다행스럽게도 아버지와 가족들이 분리된 이후 저자가 20대에 이르러 대학에 들어가 영화를 전공하면서 나타나는 저자의 생각이나 감정의 결은 더욱 섬세하다. 대학에 진학해 영화를 전공하는데 자신의 작품에 늘 아버지에 대한 내용이 다른 방식으로 나타나 걱정하는 저자의 모습.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감독인 나 자신이고, 나의 아버지가 이런 사람이라고, 나는 아버지를 미워한다고 아주 친한 사람들 소수 외에는 속 시원히 털어놓지 못하는 모습들… 저자가 느끼는 만성적인 우울감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일기 속에 엿보였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켠으로 나는 저자의 20대를 읽어 내려가며 안도했다.

 비록 가정폭력의 PTSD로 내재된 심리적 문제가 자주 신체화 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을, 자기 주체를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주어서, 잘 자라주어서 고맙다고. 사실 20대에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걱정하는 건 당연한 것이지 않나. 그런 마음을 품으며 책을 읽어내려갔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저자의 취향이 엿보일 때는 나도 함께 기뻐했다. 치유와 안정감을 야기하는 반 고흐의 그림이라든가, 김애란 작가를 좋아하는 저자의 취향들. 그래 이 작가 나도 좋아해! 하는 마음에 공감이 되었다. (나도 신뢰하는 이에게 들은 이야기지만, 좋아하는 게 많을수록 그게 그만큼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책을 읽어내려가며 저자의 취향에 대해, 저자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랬다.특히 저자가 만든 영화가 궁금해졌다. 주제가 반복되면 어떤가. 저자가 언급했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처럼- 가족에 대한 주제로 계속 영화를 만들어도 각각의 영화가 모두 다른것처럼, 해열작가님 또한 ‘아버지’라는 한 주제를 통해 다양하고 다채로운 이야기를, 그만큼 진솔하고 섬세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겠지. 글도 이렇게 호소력이 있는데 영화는 어떨까? 궁금해졌다.

 


  <반 고흐 전> 보러 혼자 서울에 갔다 왔다. 이제 혼자서도 잘 돌아다닌다.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빈센트의 그림들은 정말이지 끝장났다. 여기서 살고 싶다는 마음밖에 안 들었다. 고흐 그림을 보면 마음이 안정된다. 자주 봐서 그런가? 게다가 그의 일생을 알아버린 이상 그는 내 평생의 스승이자 동료이고 하나뿐인 연인이다. 나는 빈센트만 편식한다. 그의 그림이 내 활력이 되어주니 이보다 더 좋은 영양제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러니 나는 빈센트만 편식한다. 동경한다. 편애한다.  그의 푸르고 노란 그림을 보고 있는 것 자체가 내겐 위로고 안정제다. 빈센트의 마음이 너무 예쁘다. 그의 마음이 그림에도 스며들어있는 거 같아 놀랍다. 서울에 갔다 온 뒤로 내 책상엔 빈센트가 더 늘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확고해지는 건 취향뿐 이다. 난 어쩜 이렇게 한결같을 수 있을까. 신기하다.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졸업 작품은 좀 다르게 찍고 싶었다. 1학년 때의 그 첫 작품이 또 나올까 봐 두려웠다. 이건 지금도 여전하다. 유명한 감독이 ‘감독은 평생 하나의 작품만을 만들 뿐이다.’라는 말을 했다. 갈수록 그 말에 공감한다. 내 마지막 작품은 곧 내 첫 번째 작품의 모방이 될 것이며 결국 나는 일생동안 하나의 영화만을 찍어낼 것이다. 하지만 진짜로 자기 복제만 끊임없이 하다 죽을까 봐 겁나기도 한다. 하지만 어쩌겠어. 아직 내 안에 아빠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게 많은가 본데.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기실 이 숨기고만 싶은, 누군가에게 공개하기에는 슬픔과 고통으로 채워져있는 자신의 일기를 책으로 출간하겠다는 결정을 하고 편집의 과정을 거친 작가님의 그 용기가, 계속해 나아가고 성장해가는 작가님의 모습이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빠른)92년생 독자 한 사람이 95년생 해열작가님의 행보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앞으로 세상에 나올 작가님의 더 많은 이야기를 기다리는 한편, 나도 머지않은 시일 내 나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어 그 때는 해열작가님이 나의 독자가 되고 나는 해열작가님의 관객이 되기를 깊이 소망해 본다.

 


  나는 자꾸 시도한다. 생각하고, 공부하고, 느끼고, 표현하고 흔적을 남긴다. 자꾸 남긴다. 아직 미완인 것들이 많다. 내 작품이지만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것도, 또 반대로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 싶은 것도 있다.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난 왜 이런 걸까? 사실 성장이나 더 나은 인간이 되는 시간 같은 것들은 애초에 없는 걸지도 모른다. 그런 사람이니까 그런 행동을 하는 거고, 일어나야만 했기에 그런 일들이 있었던 것뿐 결국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는 건 인간이다. 그러니까 같은 일을 겪어도 누군가는 파국으로 누군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성장 할 것인가? 파멸할 것인가?

- 해열, 『난 가끔 아빠를 죽이는 상상을 하곤 해』, 인디펍, 2020.

 

 

by papyros 2020. 10. 26. 1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