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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는 지난주에 올렸는데, 블로그에 업로드한다는 것을 깜빡해서 한주가 지난 이제사 올린다.

 

 

서문에서 알베르 카뮈가 이 책과 저자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보다 더한 찬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존재의 근원, 문화의 뿌리를 뒤엎을정도로 매력적인 이책을 앞으로 4주간 열심히 읽고 느끼며 필사하고자한다. + 만년필 너무 필기감도 좋고 죄와벌 페이크노트 이미 한권소장중이지만 역시 죄와벌 디자인이 멋지다!!

by papyros 2017. 4. 5.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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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 게시물은  창비 책읽는당 『아몬드 사전 서평단활동의 일환으로,

  창비 출판사에서 출간 전 비매품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손원평, 아몬드』, 창비, 2017.

 

*본문의 인용구 페이지는 출간된 도서를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누구나 머릿속에 아몬드를 두 개 가지고 있다. 그것은 귀 위쪽에서 머리로 올라가는 깊숙한 어디께, 단단하게 박혀 있다. 크기도, 생긴 것도 딱 아몬드 같다. 복숭아씨를 닮았다고 해서 아미그달라라든지 편도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외부애서 자극이 오면 아몬드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자극의 성질에 따라 당신은 공포를 자각하거나 기분 나쁨을 느끼고, 좋고 싫은 감정을 느끼는 거다. 그런데 내 아몬드는 어딘가 고장 난 모양이다. 자극이 주어져도 빨간 불이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나는 남들이 왜 웃는지 우는지 잘 모른다. 내겐 기쁨도 슬픔도 사랑도 두려움도 희미하다. 감정이라는 단어도, 공감이라는 말도 내게는 그저 막연한 활자에 불과하다.’

- 손원평, 아몬드, 29.

 

이 작품에는 편도체-아미그달라의 이상으로 감정-특히 공포나 불안, 두려움 등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조금 특별한 17세 소년 윤재(선윤재)의 성장과정이 그려져 있다. 유년 시절 눈앞에서 한 아이의 죽음을 보고도,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 윤재의 열일곱 생일날 한 남자의 무차별 살인으로 인해 갑작스레 닥친 할멈(할머니)의 죽음과 칼에 찔리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도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는 윤재를, 사람들은 마치 이상한 괴물을 바라보는 것과 같은 시선으로 대한다. 사람들의 편견어린 시선으로 인해 학교에서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윤재의 엄마는 어린 시절부터 윤재가 정상적인’, ‘평범한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며 감정과 감정의 반응에 대해 교육시켜왔다.

‘- 복잡한 것까진 몰라도, 기본은 꼭 알아야 해. 그렇게만 해도 조금 메말랐다는 소릴 들을지언정 정상범주에 속할 거야.

사실 나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내가 미세한 단어의 차이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내가 정상인지 아닌지 따위는 내게 아무 영향도 미칠 수 없었다.‘

- 손원평, 아몬드, 38.

 

 

- 엄마도 네가 이렇게 지내는 걸 원하시지는 않았을 거다.

- 엄만 제가정상적으로 살길 원하셨어요 그게 무슨 뜻인지 가끔 헷갈리긴 하지만.

- 바꾸어 말하면 평범하게 살기를 바랐던 게 아닐까.

- 평범…….

내가 중얼거렸다. 틀린 말은 아닐지도 모른다. 남들과 같은 것. 굴곡 없이흔한 것.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평범하게 졸업해서 운이 좋으면 대학에도 가고, 그럭저럭 괜찮은 직장을 얻고 맘에 드는 여자와 결혼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그런 것. 튀지 말라는 말과 일맥상통한 것.

-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걸 바란단다. 그러다 안 되면 평범함을 바라지. 그게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말이다. 평범하다는 건 사실 이루기 가장 어려운 가치란다.

- 손원평, 아몬드, 89-90.

 

 한편 곤이(윤이수) 또한 윤재와 같이 사람들에게서 괴물과 같은 존재로 여겨진다. 곤이는 유년 시절 놀이동산에서 부모님과 헤어져 이후 보호시설에서 지내다 입양 후 다시 파양되는 경험을 하기도 하고, 여러번 사고를 쳐 소년원에 들락거리는 삶을 살아가 부모님을 다시 만난다. 걸핏하면 폭력을 휘드르고, 교사들의 수업 진행을 방해하거나 잦은 욕설을 사용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곤이는 소위 문제아로 불리며 기피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윤재는 비록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지 못할지언정 그 누구보다도 타인과 소통하고 사람을 이해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독서량이 풍부해 지식이 많을뿐더러 성장과정에서 할멈과 엄마로부터 받은 충만한 사랑을 늘 추억하고 있다.

 

어딘가를 걸을 때 엄마가 내 손을 꽉 잡았던 걸 기억한다.

엄마는 절대로 내 손을 놓지 않았다. 가끔은 아파서 내가 슬며시 힘을 뺄 때면 엄마는 눈을 흘기며 얼른 꽉 잡으라고 했다. 우린 가족이니까 손을 잡고 걸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반대쪽 손은 할멈에게 쥐여 있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버려진 적이 없다. 내 머리는 형편없었지만 영혼마저 타락하지 않은 건 양쪽에서 내 손을 맞잡은 두 손의 온기 덕이었다.

- 손원평, 아몬드, 171-172.

 

 

곤이 또한 그가 정말 천성이 나쁜아이라서, 폭력을 행사하고 반항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을 찾지 못한 후 곤이는 여러 번 거처를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파양당하며 버려진 경험이 있었으며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부모님을 찾았지만 친어머니의 임종도 떳떳하게 보지 못했고 , 아버지는 자신과 소통하거나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버려지고, 아무도 이해해 주지 못한다는 내적 자아를 지니고 있는 곤이는 다시 고통 받고 상처받지 않기 위해, 버려지지 않기 위해 강해지고 싶어 하는 것이다. 다만 그 강함을 어른들이 규정해 둔 세계에 반항하고 질서를 위반하는 과시적 욕구에서 찾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때문에 곤이가 신뢰할 만한 어른들에게, 혹은 학교/청소년상담사와 상담을 받으며 유기되는 것에 대한 불안’, ‘이해와 소통의 욕구를 해소한다면 곤이의 문제행동 또한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에게 고통이라는 감정에 공감하는 법을 가르쳐주려고 나비의 날개를 찢으면서까지 윤재와 소통하고자 하는 장면을 통해 곤이의 진실성과 순수성 또한 엿볼 수 있다. 그러한 윤재의 내면을 이해하며 곤이를 좋은 아이라고 바라보는 것은 윤재뿐이다. 바로 그 때문에 곤이는 윤재와 단 둘이 있을 때만은 다른 누구에게 보이지 않는 속마음을 깊이 터놓을 수 있었다.

 

 

- 그 남자는 말이야…….

곤이가 말했다.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한 번도 물어본 적이 없어. 내가 그곳에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애들과 어울렸는지. 어떤 꿈을 꾸고 어떤 일로 절망했는지……. 그 사람이 날 만난 다음에 제일 먼저 한 게 뭔 줄 알아? 강남에 있는 학교에 날 처넣은 거였어. 거기 가면 내가 모범적으로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라도 갈 줄 알았나봐. 근데 첫날 가보니까 나 같은 놈은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물인거야. 날 보는 눈빛 하나하나에 그렇게 써있더라고. 그래서 깽판을 좀 쳐 줬지. 거긴 얄짤 없더라. 하루 만에 쫓겨났어.

곤이가 콧바람을 불었다.

간신히 전학시킨 게 여기야. 그나마 인문계라 체면은 섰겠지. 그 사람은 내 인생에 시멘트를 쫙 들이붓고 그 위에 자기가 설계한 새 건물을 지을 생각만 해. 난 그런 애가 아닌데…….

- 손원평, 아몬드, 166-167.

 

 

불과 몇 달 전의 기억이 아련하게 머릿속을 오갔다. 나비의 날개를 찢던 날, 곤이가 내게 무언가를 가르치려다가 실패한 그날, 어스름이 내리던 무렵, 바닥에 짓이겨진 나비의 잔해를 닦아 내며 곤이는 몹시 울었다.

- 아무런 두려움도 아픔도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고 싶어.

눈물 섞인 목소리였다. 나는 조금 생각한 후에 입을 열었다.

- 그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러기엔 넌 너무 감정이 풍부하거든. 넌 차라리 화가나 음악가가 되는 편이 더 어울릴걸.

곤이가 웃었다. 물기 어린 웃음을.

- 손원평, 아몬드, 248.

 

 

윤재가 지니고 있는 가능성과 곤이의 마음 깊은 곳 진실한 내면을 바라보면서, 한 개인이 지닌 외적인 부분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해 그 내면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성급히 낙인찍는 편견을 경계해야 한다는 중요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특히 감정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음에도 타인의 고통, 타인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는 나서서 돕기보다 외면하고 회피하는 범인凡人들과 달리 윤재는 곤이가 위험에 마주했을 때 진심을 전하고 곤이를 구해내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직접 위험과 대면하는 용기를 보인다.

즉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은 편도체의 크기와 같은 장애나 질환, 혹은 개개인이 지니고 있는 한계로 인해 제약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삶의 방향을 어디에 두고 실천하느냐의 문제에 달려있음을 되새기게 된다.

세월호 유가족이나 실직(해고)된 노동자 등 사회 문제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 아픔에 공감한다는 문제도 바로 여기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공감하는 마음을 그저 마음에만 품고 있지 않고 실천적 행동으로 옮기는 것. 나 또한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행인 중 한명이 아니었던가 싶은 마음에 부끄러워진다.

 

 

내게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처음엔 할멈을 찌른 남자의 마음이 궁금했다. 하지만 그 질문은 점차 다른 쪽으로 옮겨갔다.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척하는 사람들. 그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좋을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중략)

그래, 그렇다 치자. 그러면 엄마와 할멈을 뻔히 바라보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던 그날의 사람들은? 그들은 눈앞에서 그것을 목도했다. 멀리 있는 불행이라는 핑계를 댈 수 없는 거리였다. 당시 성가대원 중 한 사람이 했던 인터뷰가 뇌리에 떠다녔다. 남자의기세가 너무나 격렬해, 무서워서 다가가지 못했다고.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 손원평, 아몬드, 244-245.

 

윤재는 엄마와 할머니가 칼에 찔린 그 사건 뒤로 심박사에게 삶의 조언을 얻고, 곤이와 소통하며 진실한 우정을 배우고 고통과 두려움의 문제에 대해서 깊이 통찰했으며 도라(이도라)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처음으로 깨달을 뿐 아니라, 특별한 존재가 된 도라에게는 사람들에게 이해받고 싶다는 내밀한 마음을 고백한다.

 

 

불을 끄고 책 냄새를 깊게 들이마셨다. 내겐 풍경처럼 익숙한 냄새였다. 그런데 거기 무언가 다른 게 실려 있었다. 갑자기 마음속에 탁, 하고 작은 불씨가 켜졌다. 행간을 알고 싶었다. 작가들이 써 놓은 글의 의미를 정말 알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더 많은 사람을 알고 깊은 얘기를 나누고 인간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누군가가 가게로 들어왔다. 도라였다. 인사를 건네지도 않았다. 잊어버리기 전에 빨리 말하고 싶었다. 마음에 떠오른 불씨가 꺼지기 전에.

- 나 언젠간 글을 쓸 수 있을까. 나에 대해서.

- 도라의 눈망을이 뺨을 간질였다.

- 나도 이해 못하는 나를, 남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 이해.

- 손원평, 아몬드, 206-207.

 

 

즉 기존의 세계에서 가족을 상실한 후 새로운 세계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결과적으로 윤재는 감정을 느낄 수 있게 되었고 어머니도 기적적으로 회복되며 마무리된다. 편도체의 문제로 감정을 느끼지 못할 거라고, 평가하던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나 의사들의 확정적 진단을 넘어서 윤재의 소통하고 이해하며 진심을 다하고자 하는 내면의 노력이 결국 뇌(편도체)의 문제를 극복해낸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야, 사람의 머리란 생각보다 묘한 놈이거든. 그리고 난 여전히, 가슴이 머리를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란다. 그러니까 내 말은, 어쩌면 넌 그냥 남들과 조금 다른 방식으로 자란 것일 수도 있다는 뜻이야.

박사가 웃었다.

-자란다는 건, 변한다는 뜻인가요.

- 아마도 그렇겠지. 나쁜 방향으로든 좋은 방향으로든.

나는 곤이와 도라와 함께 보낸 지난 몇 개월을 짧게 회상했다. 그리고 곤이가 후자로 자라고 변하기를 바랐다. 그 전에 좋은 방향이 어떤 것인지부터 고민해야겠지만.

- 손원평, 아몬드, 252-253.

 

책장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너무나 마음을 울리는 문구들이 많았던 이 소설은 인간관계를 통해 사랑, 우정, 고통과 두려움, 불안 등 감정들을 다룰 뿐 아니라 진정한 공감이란 실천적 행동의 수반에 있음을, 그리고 삶의 좋은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이 찾은 추구하는 가치의 방향을 위해 노력해 나갈 때 변화성장을 이룰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좋은 방향을 고민하며 그저 달리는 개개인 모두의 삶이 귀하고 가치 있는 것임을 보여주는 이 소설을 소용돌이치는 감정에 고민하고 아파하는 청소년들, 새로운 관계를 마주하며 청소년기에 마주하지 못한 감정을 느끼고 변화와 성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청년들, 외적인 문제행동만으로 학습자(청소년)들을 쉽게 낙인찍으려하는 일부 교사들을 비롯해 선입견을 지니고 타인을 바라보는 어른들, 상실의 아픔을 겪은 이들……. 그들 모두와 함께 읽고 소통하며 성장해나가고 싶다. 삶을 살아가며 그 삶에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히는 만큼, 자신이 느끼는 것 그대로 행동하는 만큼 어느 새 한 발짝 나아가 있을 것이다.

 

누워있는 동안 같은 꿈을 자주 꿨다. 운동회가 한창인 운동장이다.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태양 아래 나와 곤이가 서 있다. 무척 뜨겁다. 앞에서 달리기 시합이 펼쳐지고 있다. 곤이가 씩 웃으며 내 손에 뭔가를 쥐여 준다. 손을 펼치자, 반투명한 구슬이 손바닥 위를 또르르 구른다. 중간에 웃는 표정 같은 둥근 선이 붉은색으로 그려져 있다. 구슬을 굴리자 붉은 선이 방향을 바꾸며 울었다 웃었다 한다. 자두 맛 사탕이다. 사탕을 입안에 넣는다. 달콤하고 새콤하다. 침이 고인다. 혀로 사탕을 굴린다. 이따금씩 사탕이 이빨과 부딪혀 딱딱 소리를 낸다. 갑자기 혀가 저릿하다. 짭짜름하고 시큰하다. 비리기도 하고 쓰기도 하다. 그 사이로 다디단 향이 올라와 나는 정신없이 코를 킁킁댄다.

, 어디선가 출발 신호가 공기를 울린다. 우리는 지면을 밀어내며 달리기 시작한다. 시합이아니라, 그저 달리기다. 우린 그냥 몸이 공기를 가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만 하면 된다.‘

- 손원평, 아몬드, 249-250.

 

 

 

여기서부터는 아주 다른 얘기다. 새롭고, 알 수 없는.

그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말했듯이, 사실 어떤 이야기가 비극인지 희극인지는 당신도 나도 누구도, 영원히 말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것 따윈 애초에 없는지도 모른다. 삶은 여러 일을 지닌 채 그저 흘러간다.

나는 부딪혀 보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삶이 내게 오는 만큼. 그리고 내가 느낄 수 있는 딱 그만큼을.

- 손원평, 아몬드, 258-259.

 

 

 

 

 

 

 

 

by papyros 2017. 4. 4.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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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전자책(E-book) 서점, 리디북스가 창립 9주년을 맞았습니다!

알라딘, 교보문고, 영풍문고, 반디앤루니스 또한 전자책(E-book)을 판매하고 있기는 하나,

 리디북스는 여타 종이책이아닌 오직 전자책(E-book)만을 판매하는 전자책 전문서점입니다.

 

 

https://ridibooks.com/  리디북스 홈페이지

 

 

이 글에서는 리디북스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그 장점들, 주요 기능이나 단말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1. 각 출판사와의 연계

 

제가 리디북스를 처음 알게 된 것은 2014년 가을, 민음 북클럽 독서모임 활동을 할 때였습니다. 활동 사은품으로 리디북스 쿠폰을 받아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처음 전자책을 접하게 되었고

핸드폰으로 전자책을 구입하고 다운 받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답니다.

 

 

이와 같은 쿠폰을 두번이나 받았음에도,당시엔 잘 사용하지 않았기에

한 권은 제대로 등록을 했으나,

<더블린 사람들>의 경우 후일 등록하려 하니 이미 유효기간이 지나 있었습니다.

그렇게 잊고 지내다

다시 리디북스를 만나게 된 것은,

 

2016년 여름

민음 북클럽X리디북스의 콜라보 리디북스의 전자책 리더기, 페이퍼PAPER를 대여해 주는 이벤트 덕분이었습니다.

워낙 독서를 좋아하는데 책장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종이책 수요가 부담스러워질 그 즈음 전자책에 대해 알아보고 있던 차라 전자책 리더기를 접해보고 싶던 제게는 무척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후 창비X리디북스 연계로 창비 책읽는당에도 리디북스 PAPER를 대여해 주기도 했는데

 

이렇듯 각종 출판사와의 연계가 더욱 지속적으로 모색된다면

각 출판사들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리디북스를 더욱 알리고 독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 만큼

9년이 아닌 10년, 20년......더욱 멋지게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2. 최고의 전자책 리더기, 리디북스 페이퍼 PAPER

 앞서 밝혔듯 2016년 여름 페이퍼를 통한 리디북스와 두번째 만남으로 인해 저는 리디북스의 애용자가 되었습니다. 대여기간이 끝나고 저는 리디북스 페이퍼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수많은 책들을 소장하고 읽고 싶으나, 공간이 부족해진 독서가들에게 이러한 전자책은 분명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리디북스 페이퍼 로딩화면

 

 

 

  PAPER 책장 화면

 

 

 

처음 전자책 리더기를 사용하기 전 무엇보다 가장 우려했던 사실이 가독성 부분이었으나, E-ink 패널 로 이루어져있으며 300PPI라는 고해상도를 보유하고 있는 리디북스 페이퍼는 휴대폰이나 그 어떤 태블릿보다도 눈의 피로감 없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종이책만큼 눈이 편하고 읽기에 부담이 없습니다. 또한 이동성, 휴대성이 좋아 버스나 지하철 등 교통수단에서도 책을 편히 읽을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장점입니다. 

 

 

또한 제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기능은 독서노트 부분입니다.

책을 읽으며 형광펜을 치거나 북마크(책갈피) 표시를 해 두면 독서노트 탭에서 모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필사를 하거나 책의 핵심 문장들을 다시 을 때에도 매우 유용한 기능니다. 터치하면 해당 페이지로 바로 이동할 수 있어 생각나는 문장을 찾아 이리저리 헤메지 않아도 좋다는 점에서 매우 편한 기능입니다.

 

 

특히 휴대폰에서는 이 독서노트 기능에 한층 더해져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사진을 선택해 좋아하는 문장을 멋지게 소장할 수 있습니다. 페이퍼에서도 이 이미지 기능이 지원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만족스러운 기능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카톡 프로필 사진 으로 저장해 두어도 좋더군요:)

 

 

대기화면

자신이 좋아하는 사진으로 대기화면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페이퍼에 자신이 소장중인 PDF나 E-pub 도서 파일을 내장메모리나 SD카드에 저장하여 책을 볼 수도 있고  물리키가 있어 페이지 넘김이 편리하다는 것도 좋은 장점 중 하나입니다. 다양한 기능은

페이퍼를 직접 사용하며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3. 다양한 이벤트

 

 

이외 리디북스 홈페이지에서는

문화가있는 날 이벤트.

매달 15일 즈음이면 쿠폰을 증정하는 십오야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리디북스가 있는 선릉역에 눈이오거나 비가 오면 그 날 저녁 6시에 눈쿠폰/비쿠폰이 나오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가끔 눈이나 비를 기다린다는 것은 안비밀 ㅎㅎ)

각종 이벤트를 수시로 확인해 할인혜택을 받으면 더욱 행복한 독서생활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4. 나오며

 

리디북스를 작년 여름부터 애용해 1년이 조금 안 되어 온 시간동안

전반적으로 리디북스는 고객들의 편의를 많이 생각하고 '소통'하려 한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페이퍼 기능에 대한 건의를 넣으니 바로 형광펜 문장 이어 선택하기 기능을 펌웨어 업데이트로 해결 해 주시는 모습 등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여러모로 노력해 주시는 모습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다만,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리디북스 페이퍼의 '폐쇄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다른 전자책 리더기(대표적으로 크레마 진영)의 경우 '열린서재'기능을 통해 알라딘, 교보문고 등 여러 서점 어플 설치를 지원해주는 기능을 지니고 있는데 리디북스의 경우 루팅을 하지 않는 한 이것이 불가능합니다.

 

충분한 이벤트와 차별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서비스에 대한 고민, 노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면 열린서재 기능을 지원하는 부분에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리디북스 페이퍼가 단종되고 페이퍼 라이트만이 공식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지금, 후속기에서는 이를 추가해 주시면 좋을 듯 합니다.

 

알라딘은 '굿즈'로 소비자들을 매혹시키고, 교보문고의 경우 오랜 브랜드 이미지로 홍보하는 측면이 있다면

 

전자책계의 Reader, 선구자 리디북스 RIDIBOOKS가 9살을 맞은 지금,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알려 나갈 지 그 방향성을 결정해야 할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소비자(독자)와 출판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각 출판사와의 E-book  이벤트 콜라보에 주력하는 것에 건의를 드립니다.

 

9년이 아니라 10년,20년 오래도록 함께하는 리디북스가 되기를 고대해보며 글을 마칩니다.

리디북스의 9살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by papyros 2017. 3. 31. 23:58